건강검진 결과 대체로 건강하지만.. 평소 활동량이 너무너무 적다는 말씀을 하셔서 애플워치를 통해 하루 걸음수를 유심히 들여다보는 중인데..
개인 PT 선생님이 수치를 보시고는 ‘회원님은 심각하게 안 움직이시는 편’이란다..
워낙에 운동을 안 좋아하긴 하지만 집이 3층이니 아무래도 오르내리면서 운동이 좀 더 되겠지.. 정도로 안일하게 여겨왔는데 택도 없는 생각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최근에는 운동량과 움직임을 수치로 확인하며 노력을 더해가는 중인데 기본적으로 나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억지로 그것 때문에 약속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일도 내키지 않아 백화점이나 돌아보기로 했다.
쇼핑의 핑계가 참 다양도 하지만.. 백화점에 있는 피부과에 정기적으로 다니는 터라 나간 김에 겸사겸사 돌아보는 정도니까 사실 큰 결심을 한 건 아닐지도..

평소 자주 들르는 편은 아닌 MUE(무이) 매장.
한섬에서 운영하던 수입 편집샵인데 현대백화점이 한섬을 인수하면서 이제 현대백화점에는 거의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예전에 무이에서 취급하던 Balenciaga, Saint Laurent, Valentino 등이 전부 독립 매장으로 구성되며 지금은 조금 더 브랜드 층이 젊어진 것 같은 느낌.
지금은 Fear of God이나 Casablanca, Maharishi, Jil Sander 등의 브랜드 등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대충 훑어보는데 큼지막하니 예쁜 오버핏 옥스포드 셔츠가 있어서 집어왔다.
평범한 세로 스트라이프 무늬의 옥스포드 셔츠.

COMOLI 라는 처음 보는 브랜드.
검색해 보니 일본의 ‘코모리 케이지로’라는 디자이너의 슬로패션 브랜드란다.

딱 ‘기본 셔츠’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디자인이지만 탄탄한 재질과 박시하게 떨어지는 오버핏 스타일이라 마음에 든다.

이번에는 요즘 자주 들르는 구찌.
현대 판교 남성층에 단독 매장이 들어오면서 확실히 더 자주 찾는 느낌이다.

평소 전혀 입을 것 같지 않을 스타일의 피케(pique) 셔츠를 구입해 봤다.
아우.. 단정해라..

아주아주 평범하고 단정한 피케셔츠.
가슴에 달린 포켓에는 인터로킹 G 패치가 달려있고 칼라와 팔 커프스에 네이비-레드 컬러로 포인트가 들어간 티셔츠다.
나는 골프를 안 치치만 얼마 전 슈이 필드 나갈 때 따라나섰더니 나름 골프장에 복식 매너 같은 게 있어서.. 딱히 입을 옷이 없네??
평소 아주아주 편하게 내 맘대로 입는 편이라 그런가 뭔가 신사의 스포츠에는 어울리지 않나 보다.
뭔가 조만간 또 따라나설 것 같으니 일단 칼라 달린 티셔츠 하나는 있어야겠는데 왠지 골프웨어 브랜드에서는 사고 싶지 않고..

면 93%, 엘라스테인 7%에 구멍 숭숭 뚫려 안쪽이 살짝 비칠 정도의 시원한 재질의 티셔츠.
오버핏 아니고 그냥 딱 맞는 스타일로.
그냥 카트타고 따라다니면서 바람 쐬고 풍경이나 보는데 옷까지 따로 챙겨 입을 일이야?

뭔가 이 팔 부분은 옷장 어디엔가 처박혀 있을 OB 베어스 올드 유니폼 생각이 나는?

뭐 양말까지 올리나 싶어 찾아보니 전에도 이미 양말을 올린 적이 있었네.
사진만 봐서는 무슨 니삭스 같은 걸 샀나.. 할 수 있는데 그냥 양말이다. 슈이도 자기 거 양말 산 줄 알았다고..
패션에 딱히 선입견을 두지는 않아 톰브라운 니삭스 같은 걸 평소에 잘 신고 다니긴 하지만 이건 그 용도는 아니다.


종아리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가 긴 양말인 건 맞지만 위쪽 밴딩 부분 마무리가 고무줄로 단단하게 만들어진 형태가 아닌 양말이라 루즈하게 늘어뜨려 신는 스타일.
100% 면 재질의 오프화이트 컬러 립삭스.

생각난 김에 공항 라운지에서 발을 찍어보았다.
저렇게 대충 늘어뜨려서 반바지와 함께 매칭하는 양말 되겠다.
이것도 마음에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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