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chron, K3

평소 키보드에 크게 민감한 편이 아니라 키보드에 크게 욕심을 내지 않았다. 
사실 지금 집에서 사용하는 Apple Magic Keyboard(링크) 에도 전혀 불만이 없을 정도.
그나마 신경 써서 구입했던 키보드가 ‘Topre’라는 일본 회사에서 만든 ‘Realforce 87u’라는 제품으로 지금은 게임용 윈도우 데스크탑에서 사용 중이다. 예전에 회사에서 여기저기 엄청 이메일을 써야 했을 때 쓰던 제품인데 키감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총 세 개나 구입을 했었다. 

주변 개발자들 중에 키보드에 엄청 까다로운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그들에게 추천을 부탁했더니 당시에 대부분 이 ‘Realforce’ 라는 브랜드를 추천하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몇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첫 번째로 이 ‘Topre(東プレ)’라는 회사의 정체. 
기본적으로 이 회사는 프레스 가공으로 자동차의 도어빔이나 프론트 필러, 휠 하우스 등의 섀시를 제작하거나 식료품 운반 트럭 등을 위한 정온 물류 시스템을 만들거나, 빌딩이나 주택의 환기, 공조장치 등을 만드는 회사이다. 
아니 도대체 여기서 왜 키보드를??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을 수 없는 회사.

두 번째로 ‘정전용량무접점(静電容量無接点)’방식이라는 새로운 개념.
Capacitive Keyboard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키보드에 달린 전도체를 통해 기판의 축전 센서로 신호를 보내 입력을 판단하는 구조라 키보드를 꾹 눌러 접점에 닿지 않아도 입력이 가능하게 되어 아무래도 키보드의 내구성 면에서도 우수하고 장시간 사용에도 피곤함이 덜 한편이다. 

세 번째로 균등/차등(변하중)으로 나누어지는 입력 강도.
키보드를 구매할 때 균등(均等), 차등(差等/変荷重)으로 선택하여 구입하게 되며 나는 차등으로 구입을 했었다. 
전체적으로는 45g의 키 압력이 적용되어 있으며 비교적 손가락 힘이 약할 수밖에 없는 바깥쪽 키(약지나 새끼손가락으로 누르게 되는 키)에는 30g의 키 압력을 적용, 그리고 주로 확실한 입력을 요구하게되는 ESC키의 경우는 55g의 키 압력이 적용되게 된다.

 

이번 포스팅에 소개하려는 제품과는 큰 상관없는 리얼포스 키보드에 대해서 왜 구구절절 여기에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애플 매직 키보드에 만족하고 사용하던 중 오랜만에 키보드나 바꿔볼까? 하는 욕심이 들게 하는 키보드를 발견했다. 

 

바로 ‘Keychron(키크론)‘이란 회사의 ‘K3‘라는 기계식 키보드(Mechanical Keyboard).
홍콩에 위치한 회사인 것 같은데 기계식 키보드 중에 흔치 않게 맥을 지원한다! 

 

기계식 키보드를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에서 발견한 이 키보드는 일단 기본 디자인이 꽤나 이뻤고 입맛에 맞춰 이것저것 선택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듣도 보도 못한 회사였다면 굳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펀딩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Keychron의 키보드는 꽤나 쓸만하다고 봤던 기억이라 큰 고민 없이 주문을 넣어보았다. 

 

스위치는 Gateron Mechanical Switch(Red/Blue/Brown)이나 Optical(White/Red/Black/Brown/Ble/Orange) 중에 선택이 가능했고, 
백라이트는 RGB 혹은 White로 선택할 수 있었다.

내가 구입한 옵션은 40±10g 키 압력을 제공하는 Low Profile Optical Red Switch를 적용한 White Backlight 키보드.

 

30분 만에 펀딩 목표금액에 도달한 것은 물론 11,000명 이상이 펀딩에 참여했다고 하니 꽤나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이었던 것 같다.

보통 펀딩의 목표(stretch goal) 도달점에 따라 미리 지정된 리워드를 추가로 제공하는데,
전체적으로 굉장히 성공적인 펀딩이었기 때문에 내용물에는 그렇게 추가된 리워드들이 함께 들어있었다.

K3 키보드 본체
설명서
Windows용 키캡(windows key, alt key x 2)

목표 도달 리워드
Switch Puller for Optical Switch Keyboard ($50,000)
Reinforced Keycap Puller ($100,000)
Extra Two Rubber Pad/Feet ($200,000)
An Extra Light Effect Key in Orange color ($300,000)
Braided Cable ($400,000)
Dedicated Dust Cover ($500,000)

 

기본 베이스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두 단계 명도의 그레이 컬러에 포인트로 오렌지 컬러 ESC 키 조합이 아주아주 예쁘다.

 

위에서 장점을 길게 언급했던 리얼포스(Realforce)에서도 맥용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지만 디자인이 영 시원찮아서,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도 아니고 키감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나에게는 이 제품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맥 전용의 멀티미디어 키들도 전부 잘 동작하면서도 예쁜 기계식 키보드라니!

 

아래쪽 두께는 총 17mm, ESC 키가 있는 위쪽의 두께는 22mm로 굉장히 얇다.
물론 거의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한 애플의 매직 키보드를 사용한 이후라 두께가 두껍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키보드라고 한다.

전체 사이즈는 306 x 116mm, 무게는 396g.

전체 키 개수는 84Key로 텐키리스(Tenkeyless) 키보드에서 Print Screen – Numeric Lock – Pause 가 빠져 키 개수가 3-4개 적다.
대략 75% 레이아웃.

바디 재질은 알루미늄 베이스에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copolymer) 수지.
키캡 재질 역시 ABS 수지다.

 

별것 아니지만 마음에 들었던 포인트는,
보통 숫자키에 배정된 기호들이 숫자의 위쪽에 각인되어지는 반면 이 키보드는 옆쪽에 표시되어 조금 더 깨끗해 보인다는 점?

물론 키보드 각인이 모두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던 것이,
(아마 백라이트 때문인 걸로 보여지는데) 각 키별로 센터 정렬을 하는 바람에 tab – caps lock – shift로 이어지는 저 좌측 부분의 전체 정렬이 엉망으로 보인다는 아쉬움;

그리고 애플 매직 키보드에서 기능키로 사용하지 않아 비워두는 F5와 F6에 자리한 키보드 백라이트 밝기 조정 아이콘이 안 이쁘다는 점.
아 정말 별거 아닌데 아이콘이 허접하네..

 

분명히 매뉴얼은 버릴 테니 매뉴얼에 나온 사용법을 간단히 기록해 두자면,

1. 무선(블루투스) 연결을 위해서는 fn + 숫자 1키를 4초 동안 누르고 키보드 뒤쪽 스위치를 Bluetooth로 맞춘다.
2. 유선 연결은 뒤쪽 스위치를 Cable로 맞추고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3. 가장 우측 상단의 전구 아이콘 키를 눌러 백라이트 이펙트를 선택할 수 있다.
(RGB 버전인 경우에는 fn + 좌/우 화살표 키를 통해 컬러 변경이 가능하다)
4. 윈도우즈에서는 fn + X + L키를 눌러 펑션(Function)키와 멀티미디어 키로 변경할 수 있다. (맥은 설정에서 변경 가능)
5. 10분간 입력이 없으면 Auto Sleep Mode로 전환이 되는데 fn + S + O 를 4초 이상 눌러 Disable(비활성화) 시킬 수 있다.
6. 맥은 Karabiner, 윈도우즈는 SharpKeys를 통해 키리맵핑을 할 수 있다.
7. 맥은 F5키를, 윈도우즈는 fn + F5키를 눌러 백라이트를 끌 수 있다. (fn + 전구 아이콘 키를 눌러도 된다)
8. fn + J + Z 를 4초 이상 눌러 Factory Reset을 실행할 수 있다.

 

깔끔한 모습의 키보드 하부.
뒤쪽에는 높은 고무다리가, 아래쪽에는 얇은 고무다리가 달려있다.

 

키보드 후면.
USB-C 로 충전(5V 1A) 및 유선 연결을 할 수 있다.
우측에 오렌지컬러의 두 개 스위치가 달려 있으며 각각
Bluetooth(Version 5.1) – OFF – Cable
Windows/Android – macOS/iOS 를 선택할 수 있다.

 

1550mAh 리튬 폴리머(Lithium Polymer) 배터리가 내장되어 34시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완전 충전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

 

추가로 제공되는 윈도우즈용 alt 키와 윈도우키, 전구 아이콘 키, 회색 esc 키.
그리고 짧은 고무다리. 

 

이건 추가 구입한 Keyboard Travel Pouch.
굳이 파우치가 필요할까 싶으면서도 뭔가 이건 함께 구입해야 할 것 같아서 구입해봤다.

 

K3 키보드에 딱 맞게 제작된 이 파우치는 이탈리아의 사피아노(saffiano) 가죽으로 만들어졌다고.
고작 키보드에 이렇게까지 호사스러울 일인가??

 

십자(cross-hatch) 패턴의 가죽에 왁스로 코팅이 된 표면이 꽤나 고급스럽다.
블랙 컬러와 그레이 컬러 선택이 가능했고 평소라면 당연히도 블랙을 골랐겠지만 이건 왠지 오렌지 컬러를 골라야 할 것 같아서 오렌지 컬러를 주문했다. 딱딱한 디자인의 키보드와 어울리지 않는 오렌지 파우치의 조합이 뭔가 재미있어서? 심지어 끈을 칭칭 감는 클래식한 여밈 방식.

 

쏙 들어가 딱 맞게 안착되는 모습.
뭔가 진짜 어디론가 들고 다녀야 할 것 같은 느낌..

 

안에 키보드가 들어가 통통해지니 조금 더 이뻐지는 파우치의 실루엣.

 

전원을 연결해 충전을 진행하는 중.
화이트 컬러의 LED가 물 흐르듯 위에서 좌측 위에서 우측 아래로 마구 흐른다.
총 18종의 패턴이라고 하는데 버튼을 눌러보면 빛이 흐르는 방향에 따라 여러 종류, 랜덤으로 켜고 꺼지는 형태, 호흡하듯 천천히 켜졌다 꺼졌다 하는 등 다양한 패턴이 있는데 나는 일단 그냥 전부 켜진 채로 고정해두었다. 키보드를 쳐다보고 있는 일은 별로 없지만 정신 사나울 것 같아서..
그나마 좌측 첫 번째 키부터 우측으로 차례대로 하나씩 켜지는 모드가 깔끔하면서 유니크한 느낌.

 

RGB 컬러들로 꾸며진 알록달록한 조명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서 화이트 백라이트를 주문했는데 그레이 컬러의 키캡과 다크 그레이 컬러의 키보드 바디에 굉장히 잘 어울려서 만족스럽다. 키캡 아래로 살짝 드러나는 빨간색 스위치도 멋스럽고.

 

AirPods Max를 끼고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사용하느라 몰랐다가 잠깐 벗었더니 타이핑하는 소리가 꽤나 매력적이다.
별생각 없이 지금 이 포스팅 입력을 하느라 첫 사용을 해보던 중에 바로 코앞에서 나는 타이핑 소리가 들리지도 않게 잡아주는 AirPods Max의 노이즈 캔슬링도 만족스럽고 무심코 AirPods Max를 벗고 직접 듣게 된 타이핑 소리도 만족스러워 기분이 좋아졌다.

 

 

포스팅 하나 작성하는 동안 느낀 장점과 단점.

장점이라면,
– 멋진 디자인과 감각적인 배색
– 훌륭한 키감 (이 부분은 사실 전문적이지 못하지만 Realforce 87u 를 사용할 때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 macOS 완벽 지원 (모든 기능키를 지원하며 심지어 스크린샷 키도 있다)
– 동시 3개 장치에 연결 가능

완전히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단점이라면,
– 우측 shift 키의 크기 (내가 이렇게 새끼손가락으로 우측 시프트를 많이 사용하는 줄 몰랐다)
– 사용시간 (애플 매직 키보드의 경우 한 번 충전하면 두어 달은 쓰는 느낌인데 이건 고작 34시간이라니..)

 

기존에 사용하던 키보드와 레이아웃이 달라 적응 기간이 필요한 점과 배터리 효율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불만사항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키보드이다. 키크론이라는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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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적축으로 구매하신거죠? 키감 궁금합니다 ㅎ

    • vana

      vana

      응, 옵티컬 레드 키인데 내가 키보드에 그리 민감하지는 않아서 그런지 나쁘지 않은것 같아.
      물론 기존에 윈도 데스크탑에 사용하던 리얼포스 보다는 쫀득한 맛이 떨어지고 덜거덕(?) 거리는 느낌이 있긴한데
      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가 많지는 않은데다가 이쁜건 더더욱 찾기 힘들어서 대충 만족하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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