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날

어느새 날이 추워져 외투의 두께가 갑자기 두 배는 두툼해졌다.
‘시나브로’라는 우리말 뜻처럼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날이 추워져야 정상인데
여름이 너무 더웠던 탓인지 추위가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온 느낌이다.

올 한해 슈이가 정원관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써서 
낮에 느긋하게 거실에 앉아 정원 곳곳에 핀 다양한 색의 꽃들을 바라보는 게 꽤나 재미있고 은근히 힐링도 되는 느낌이었는데
제주에 오가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잔디며 꽃이며 나무들이 언제 이렇게 겨울 버전으로 잠수함 패치가 된 건지 모르겠다.

최근 그나마 거실에 오래도록 걸려 익숙해있던 그림들이 빠지고 새로운 그림이 자리 잡아서 그런지 
늘 보던 거실이 빛 방향에 따라 이렇게도, 또 저렇게도 보인다.

특히 한참을 기다려 받은 바로 이 그림.
Ralph Fleck (랄프 플렉)의 “Love Parade 26/VI”

캔버스 위에 두껍게 척척 물감을 발라 표정도 뭣도 없는 것 같은 군중들을 그려두었는데, 
그 질감들에서 나름의 표정도 읽히고 움직임도 보이는 것 같아 볼 때마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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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세형

    형 오늘이 정말 날씨 대박이었어요. 진짜 개튜움!

    • vana

      vana

      오늘 진짜 춥더라.
      아까 공기 좋길래 환기한다고 창문열고 컴퓨터 하는데,
      콧속이 바싹 마르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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