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삼성전자가 오큘러스 VR과의 협업으로 만들어 낸 HMD(Head Mounted Display) VR기기인 “Gear VR”의 등장 이후 개인용 VR 장비의 보급이 가속화되어 지금에 와서는 전세계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꽤나 여러 가정에 보급이 되었다.
사실 VR(Virtual Reality) 이라는 개념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이야기 되어왔었고, 그간 영화나 만화 등에서 나름의 상상을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대중들에게 꾸준하게 많은 관심을 받아 오고는 있으나 실제로 그 관심만큼의 대중화를 이루었다고는 하기 어렵겠다. 

아직까지도 늘 차세대 신기술을 이야기할 때면 VR은 꼭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 SONY, HTC, Facebook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개발 참여를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면서도 가격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뭔가 성과가 딱히 도드라지지 못하는 만년 기대주 느낌이랄까? 그 보여주는 결과들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내가 뭐 이쪽에 전문가는 아니라 정확한 진단은 아니겠지만 현재 VR기술 성과의 아쉬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물론 완전히 개인적인 관점에서의)
‘컨텐츠의 방향성과 보급 방식간의 괴리’ 정도로 판단된다. 

일단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현재 개인에게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VR 장비(SONY PlayStation VR, oculus, HTC Vive)는 게이머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기존에 너무도 익숙한 ‘모니터+키보드+마우스’ 조합이나 ‘스마트폰 터치’ 방식에서 쉽게 벗어날 생각이 없다.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에 도전해볼 만큼 완벽하게 끌리는 킬러 타이틀이 아직까지는 없었던 것이 일단 가장 큰 이유겠고, 지금까지 그 정도의 파괴력 있는 컨텐츠는 아니었더라도 큰 맘먹고 한 번 도전을 해 보게 되었을 때 대부분은 ‘어지럼증’이나 ‘멀미’라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나 같은 경우에는 웬만한 경우에 ‘멀미’라는 걸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쪽에 둔감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VR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의 이동방향과 내 뇌에서 인지하는 방향이 미묘하게 다른 경우에 맞닥뜨리게 되면 바로 등줄기에 기분 나쁜 찌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느껴본 적은 없지만 아마도 이게 멀미 증상의 시작이 아닐까 싶은데..)
여하튼 그렇게 본체가 움직이지 않고 시선방향 전환만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이라든지 어차피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타고 움직이는 레이싱 게임 등의 경우는 문제가 없었으나 게임에서 본체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테고..

결과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VR 컨텐츠의 미래 방향성에서 게임은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현재 갓겜으로 불리는 Valve의 “Half-Life: Alyx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아직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성급한 결론일 수 있고.. 어쨌든 게임은 지금 정도의 보급률을 유지하고 일부 관심 유저들을 끌고 갈 수는 있겠지만 정체되어 있는 보급률을 타개할만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내 생각.

컨텐츠만 생각하면 오히려 좀 더 단순한 접근으로 원격 화상대화나 VR 공연, 전시, 관광 등이 훨씬 더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사람들이 그 목적을 위해 VR 기기를 구입하겠는가?를 생각하면 이 역시 답이 없지만. 

아이러니하게도 COVID-19 가 만들어 낸 사상 초유의 펜데믹 환경이 4차 산업의 시간표를 훅 당겼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non-contact 시대에 맞춰 세계적인 미술 전시회인 Hong Kong Art Basel 이나 국내 최대 전시인 Kiaf 도 온라인 전시로 전환이 되었고, 베를린 필 하모닉 공연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된다. 심지어 BTS의 온라인 콘서트는 전 세계 99만명이 유료로 참여해 시청했다고 하며, 그 외에 배달 음식의 거래액이나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등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각 분야에서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확실히 COVID-19가 뭔가 4차 산업 전환의 트리거 역할을 한 건 맞는 것 같다.

그러면 오히려 VR이 바라봐야 할 대상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가기 꺼려하는 게이머’가 아니라 니즈는 있지만 아직까지 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장르가 아닐까? 컨텐츠가 자리를 잡는다면 보급은 자연히 따라올 테고 말이지.
내 주변만 해도 벌써 SNS에 “여행 가고 싶다”, “공연 보고 싶다” 가 넘쳐나는 중이니까.

 

잡설이 길었고,
오늘 포스팅할 언박싱 제품은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VR HMD, Oculus의 신제품 Quest 2.
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누군가의 일을 조금 도와줬다가 보답으로 선물을 받아버려서.. 갑자기 신문물을 접하게 되었다.
일단은 이걸로 멀미와 싸우며 하드한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아이들과 VR을 가볍게 체험해보는 정도로 즐겨볼 예정. 

 

 

2020년 9월 정식 출시된 이 oculus QUEST 2는 한국에서 정식 출시되었는데 꽤나 반응이 뜨겁다. 
기존 QUEST 제품의 ‘Snapdragon 835’에 비해 QUEST 2의 ‘XR2’칩이 2.6배 성능 향상이 있을 뿐 아니라 무게도 10% 감소했고, HMD의 실제감을 좌우하는 디스플레이의 픽셀 수도 두 배가량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100불 이상 저렴하게 출시가 되었기 때문.

 

2014년 Facebook은 USD $2,300,000,000에 oculus VR을 인수했다.
한화로 대략 2조 5천억의 거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VR에 대해서 어두운 미래를 예측하지만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늘 VR에 대해서 찬란한 미래를 내다본다. 돈을 몇 조씩 쏟아부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라고 생각하다가도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니 뭔가 다른 생태계를 생각하고 있겠지? 하는 기대도 함께 하게 되는데, 오큘러스 퀘스트 2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VR/AR의 미래는 뭔가 장밋빛이 비치는 것 같기도 하다.

xFH(everything from home), 모든 것을 집에서 할 수 있는 세상.
그런 방향성이라면 VR이 뭔가 큰 몫을 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그럼 본격적으로 개봉을 해볼까.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드는 오큘러스 로고. 
하얀색 상자에 핑크-퍼플 컬러 프린트가 무슨 안구 마사지 기계같이 생겼지만.. 어쨌든.

 

하드한 게임은 안 할 생각이지만 애들하고 하려면 어차피 Beat Saber 정도는 해야겠지.
gravity sketch를 잘 할 수 있다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데..

 

대기업답게 패키지 곳곳에 고급감이 뿜뿜.
패키지 자체의 견고함도 훌륭하고.
특히나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오큘러스 로고를 남발한 깔끔한 디자인들도 좋다.

 

두툼한 두께의 뚜껑을 들어 열어보니 전체적으로 흰색과 밝은 회색, 그리고 검은색 조합으로 이루어진 본체와 컨트롤러가 모습을 보인다.
기존 오큘러스 퀘스트 제품에 비해 가격을 낮추느라 외장 재질에서 원가절감이 있었다고 들었지만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세련되어 보인다.

 

구성품은 심플하다.
PC에 연결도 가능하지만 자체 OS를 통해 독립적으로도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이 구성품만 가지고도 충분히 VR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소프트 스트랩으로 쉽게 조절 가능한 본체와 안경 착용자들을 위한 Glasses Spacer.
물론 저 Glasses Spacer를 끼워도 불편하기 때문에 별도의 렌즈 가이드를 구입해서 렌즈를 맞추는 사람들도 많다고.

 

6Dof(Degrees of Freedom)로 머리와 신체의 움직임을 모두 추적하여 별도의 외부 센서 없이도 거의 실제와 가까운 정밀도로 VR 변환을 해준다.

 

흰색 보호지가 씌워져 있었는데 너무 깔끔하게 씌워놔서 한참 사진 찍다 발견;;
아래 사진이 보호용 종이를 떼어낸 모습이다.
만듦새가 꽤나 훌륭하다.
오큘러스 리프트에 적용된 헤일로 헤드밴드가 조금 더 편할 것 같긴 하지만 장시간 이용할 건 아니라서 딱히 불만은 없다.

 

보호 필름이 붙어있는 디스플레이부.
한 쪽당 1832 x 1920 해상도의 60/72/90Hz를 지원하는 LCD로 이루어져 있다.
좌-우측으로 3단계 간격 조절이 가능한데 실제로 조정해보니 뭐가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일단 간격 조절을 하려면 벗었다 썼다 해야 해서 안경 쓴 사람 입장에서 꽤나 귀찮다.

 

엄청 귀엽게 생긴 Touch 컨트롤러는 손으로 잡았을 때 굉장히 편안하고 가볍다.
얼마나 고민을 해서 만들었겠냐마는..
손에 딱 쥐자마자 느껴지는 훌륭한 그립감이나 편안함은 물론이고 각 버튼과 레버들의 위치가 있어야 할 곳에 딱 맞춰 자리한 느낌이 참 좋았다.

 

컨트롤러는 손잡이 쪽을 열면 AA 배터리가 하나씩 들어있다.
이건 나중에 사용해 보고서의 이야기지만 컨트롤러 인식이 꽤 훌륭해서 움직임과 제스처를 정확히 VR 상황에 전달함은 물론이고, 반대로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진동 반응 역시 꽤 실제감을 더해준다.

 

처음 패키지 박스에 세워져 들어있던 작은 박스에는 보증서와 설명서, 그리고 10W 충전기와 Type-C to C 케이블이 들어있다.
전원을 충전하면서 플레이할 일이 없어서 그런지 엄청 짧은 케이블이 들어있다.
침대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면 좋을 것 같은데 긴 케이블 하나 넣어주지..

 

Glasses Spacer를 끼워 넣고 밴드를 조절한 후 보호필름을 떼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중.
펌웨어 업데이트 중에는 벗고 있어도 된다는 메시지가 나왔지만 금방 끝나겠거니..하면서 머리에 쓰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한참 했는데..
하는 일 없이 엄청엄청 오래 걸려서 중간에 벗었는데도 그 뒤로 한참을 업데이트;;; 진작 벗을걸..

 

source: oculus

펌웨어 업데이트를 마치고 로그인과 함께 모바일 페어링을 마치고 시작하니 플레이 공간을 그리라고 한다.
오.. 컨트롤러를 통해 바닥에 선을 그리고 실제로 그 영역에 안전 벽이 쳐지니 무공을 통해 결계를 만든 느낌도 드네;;

간단하게 몇몇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서 플레이해 본 결과..
일단 기존에 내가 사용해 봤던 제품들에 비해 해상도가 뛰어나서 좀 더 몰입감도 느껴지고 PC나 게임 콘솔에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점 등은 굉장히 긍정적. 하지만 아무래도 시선이 바라보는 바깥쪽은 시선 방향에 비해 색 번짐이 조금 있는 편이고 Youtube 360˚영상 몇 편에서 이미 시각적 정보와 인식 체계 간의 부조화가 멀미 초기 증상을 만들어 낸다.
일단 멀미에 비교적 강한 내가 마루타가 되어 여러 어플들을 테스트해보고 난 후 검증된 어플리케이션 위주로 천천히 아이들과 즐겨봐야겠다.

Shar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