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방학에는 주로 제주에 내려와 지내는데, 이번 겨울방학 역시 제주에 와서 가족 모두 느긋함을 즐기는 중이다. 
안 그래도 게으름의 저 끄트머리에 있는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해서 게으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제주에서는 드문드문 기록되던 블로그 포스팅이 뜸해지고 손가락 까딱까딱해서 올리는 인스타그램 쪽이 조금 더 활성화되는 편. 그렇다고 해도 가뭄에 콩 나듯 이지만. 

 

이번 겨울 제주는 특히 눈이 많이 내려 두 번이나 오도 가도 못하고 고립이 되어버렸다.
평균기온이 높은 편이라 길어도 하루 이틀이면 자연스럽게 녹아내리니 제설작업 자체가 없다시피한 제주의 중산간은 집중적으로 눈이 내렸다 치면 바로 무인도나 다름없는 환경이 된다. 

설 연휴에 맞춰 내려온 형네 가족과 함께 모여 게임도 하고 레드향도 까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전날 전화 예약으로만 구입이 가능한  버터모닝을 못 찾으러 갈 정도의 폭설이 내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내 최애 빵이기도 하지만, 빵에 늘 진심인 우리 형은 아침부터 빗자루로 갤러리 앞쪽 눈을 쓸기 시작했고, 결국 가서 버터모닝과 치즈타르트를 찾아왔다. 버터모닝 네 상자에 치즈타르트 두 상자까지..

고립된 환경에서 먹는 따뜻한 버터모닝이라니.. 평소보다 훨씬 더 풍미가 가미된 느낌!

 

슈이가 최근에 꽂힌 버터모닝의 치즈타르트 역시 굉장한 맛!
하지만 난 역시 오리지널 버터모닝이 취저.
확실히 좋아하긴 하는 것 같은 게 지난 내 인스타그램을 훑어보니 버터모닝 사진이 참으로 많구나.

 

여튼 그렇게 날이 풀려 썸머 포함 온 가족이 제주에서 느긋함 백배 즐기기를 하고 있는 중.
역시 나에겐 게으름의 제주가 진짜 제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