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OSA Brewhouse, AVENSI

커피라는 취미는 참으로 재밌다.
깊이가 깊어지면 모든 취미가 마찬가지겠지만. 
멋모르고 덤비는 처음엔 아는 만큼, 그리고 변화를 주는 만큼 바로바로 달라지는 그 깊이에 빠지게 되나 알면 알수록, 깊이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그 변화의 차이는 점점 작아지며 그 작디작은 차이에 더 민감해하고 기뻐하곤 한다. 
그림도, 음악도, 시계도, 자동차도, 가구도.. 장난감 역시 그렇다. 
술은 못 마시지만 와인이나 위스키 등도 그러겠지.

커피는 위에서 열거한 많은 취미들 중 그 무엇보다도 대중적이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취미이다 보니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즐기곤 하는데, 모르긴 몰라도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방법이 대략 몇 천 가지는 될 것 같다.
(우유나 설탕 등의 추가적인 재료를 섞는 것들을 제외하고 굵직하게만 봐도) 
커피의 원료가 되는 원두 생산에서,
그 원두를 볶는 데에서,
내리는 방식에서,
물에서,
그 커피를 담는 잔에서.
심지어 그 행위를 하는 사람의 기술까지 합쳐진다면 정말로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존재할 수밖에 없겠다.

여기서 커피는 다른 일부 취미들과 구분점이 생기는데,
자동차는 페라리(Ferrari), 롤스로이스(Rolls-Royce), 시계는 파텍 필립(Patek Philippe), 바이올린은 스트라디바리우스(Stradivarius), 와인은 로마네 콩티(Romanée Conti), 가죽가방은 에르메스(Hermes) 등으로 대표되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만한 정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어느 정도 급을 넘어서면 그 차이는 정말로 미묘해서 최고를 가리기 어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종합점수를 놓고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나 상품이 있기 마련인데
늘 마시는 하나의 기호식품인 만큼 개개인이 원하는 맛도 향도 각각 달라 딱히 어떤 커피가 최고의 맛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저 자기만의 ‘최고의 커피’를 만나기 위해 노력할 뿐.

 

이 포스팅에서 이야기할 제품은 바로 ICOSA Brewhouse라는 회사의 AVENSI 라는 아이템.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사이트인 indiegogo(인디고고)를 통해서 작년 여름 즈음에 펀딩 했던 제품이다.

알록달록 에쁜 패키지의 이 제품은 ‘Coffee Enhancing Glassware’ 라는 제목으로 펀딩을 조성했다.
커피의 맛과 향을 향상시키는 컵이라니.. 믿거나 말거나.

이미 여러 번의 크라우드펀딩의 경험을 통해 실패를 경험했지만, 궁금한 마음에 일단 주문을 해보았고 며칠 전 집에 도착했다.

 

 

내가 주문한 제품은 AVENSI의 3종류 컵인 senti / vida / alto 가 모두 들어있는 Complete Set 두 개.
AVENSI를 구성하는 세 종류의 컵은 각각의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일단 욕을 하더라도 다 사서 써보고 욕을 하려고 풀세트로 주문해봤다.

 

Full Collection : 6 Piece Set
3 Handcrafted Double-Wall Borosilicate Coffee Glasses (14 fl.oz / 415mL)
3 Felt Coasters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박스와 함께 3개의 펠트 코스터를 버린 걸 깨달았다.
각각의 컵 밑에 깔려있던 펠트 코스터가 얼마나 허접해 보였으면 눈으로 보고도 완충재라고 생각했다.

 

제작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와인은 그 풍미를 지키기 위한 별도의 와인잔에 따라 마시고, 그 잔의 선택에도 신중한데 반해
왜 풍미를 즐기기에 비슷한 커피에 대해서는 대충 머그잔에 마시는가?

 

아, 그건 그렇네.
술을 못해서 100% 이해는 못 하지만 아마 와인은 마시는 일 자체가 어떤 행위로 인식이 되지만 커피는 생활의 일부로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와인처럼 작정하고 잔을 선택해 마시면 훨씬 더 괜찮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

 

flavor(풍미) = taste(맛) + aroma(향) 이며 풍미라고 인식하는 것의 90%는 향이 좌우한다.
그래서 공기와 닿는 면적을 넓게 하는 챔버를 구성하고 공기를 소용돌이치게 해 향을 지키고 최대화한다.
나머지 맛 역시 놓치지 않기 위해 일반 컵에 비해 60% 이상 림을 얇게 해 기울였을 때 커피의 흐름을 완벽히 혀로 향하게끔 했다.

 

아 이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림이 얇은 컵의 경우 마실 때 느낌은 확실히 나쁘지 않고,
아래쪽만 이중벽으로 만들어진 수제 붕규산 유리컵 기존에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봤을 때 확실히 뜨거운 커피를 마시기에 훌륭하다.
일반적으로 커피잔이라고 판매되는 컵들에 비해 415 mL 로 큰 편이라 그것도 적당해 보이고.

 

왼쪽부터 차례로 senti – vida – alto.
마치 전자제품 스펙 비교를 하듯 스펙을 살펴보면,

senti

Maximizes aroma and enhances body
(medium & darker)

Architecture : Extra-wide Bowl Diameter
Liquid Flow Pattern : Center of your tongue
Rim Thickness : 2.0mm
Height : 130mm
Rim Diameter : 62mm
Bowl Diameter : 97mm
Base Diameter : 74mm
Max Volume : 430mL

 

vida

Enhances and balances overall flavor
(all roasts)

Architecture : Tulip Shape
Liquid Flow Pattern : Front of your tongue
Rim Thickness : 2.0mm
Height : 130mm
Rim Diameter : 60mm
Bowl Diameter : 86mm
Base Diameter : 77mm
Max Volume : 415mL

 

alto

Enhances body and fruity acidity
(lighter roasts)

Architecture : Flared lip and hourglass shape
Liquid Flow Pattern : Tap and sides of your tongue
Rim Thickness : 2.0mm
Height : 130mm
Rim Diameter : 85mm
Bowl Diameter : 86mm
Base Diameter : 77mm
Max Volume : 475mL

 

세계 30개국에서 모인 90명 이상의 커피 전문가와 함께 개발되었다는 AVENSI.
잔의 모양이 제각각 다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렇게 특성이 나눠진다는 것 자체를 사실 믿기가 좀 어렵다.
World Aeropress Champion, Brewers Cup Champion, Coffee Masters Champion 같은 사람들이 잔뜩 참여했던데 모두 거짓말을 할 리는 없고..
심지어 플라시보 효과 같은 걸 의도해 만든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특히나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런 이미지 때문에 약간 사짜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그냥 컵인데 뭔가 있어 보이려고 위에 그려둔 이미지 ㅋㅋ

 

어쨌든 식기세척기나 전자레인지에도 사용이 가능한 이중 컵이라는 점만 가지고도 충분히 매력적인 컵이니 속는 셈 치고 한번 써봐야지.

 

다시 앞쪽에서 언급했던 커피 이야기로 돌아가서.

나 역시 나만의 커피를 위해 여러 가지로 (즐겁게) 애를 쓰고 있지만 그 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
아직도 여러 도구와 원두들을 구입하고 사용해보며 맛과 차이를 비교해보는 중이고.
이번에 구매한 이 AVENSI를 사용한 후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도전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기에 앞서
생활의 일부인 커피 말고 취미로 파고 들어가는 커피에서는 뭔가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 약간 설레기도 한다.

오늘 저녁 처음으로 이 잔에 내려마실 커피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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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

  1. Avatar

    슈이

    저도 한 잔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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