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부터 소비성향이 강해 이것저것 많이 사서 써보는 편이긴 하지만 무작정 이것저것 내키는 대로 사는 건 아니고 내 나름대로는 꽤나 합리적인 소비를 해왔었다. 특히나 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것이나 자주 사용하는 것 등에는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왔고 (예를 들면 생활 속에서 늘상 끼고 살게 되는 안경, 휴대폰, 컴퓨터 같은 것들?) 반대로 자동차 같은 경우는 좋아도 하고 관심도 굉장히 많은 편이지만 특별히 운전을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히키코모리 마냥 거의 집에만 박혀있는 편이라 살 때 꼭 마음에 드는 좋은 차를 사되 자주 바꾸지 않는 편이다. 

그러다 최근 제주에서 타고 다닐 자동차가 필요해 새로 차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량의 위치나 연료량, 공기압 등의 전반적인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고,
원격에서 시동을 걸거나 도어를 열고 닫는 등의 조작도 가능해 꽤나 사용성이 좋아졌더군.

자동차에 그런 기능이 있다는 걸 몰랐던 게 아니고, 
사용해보지 않아서 편리함을 직접 체감하지 못했다가 막상 경험해보니 기존에 타던 차가 구닥다리로 느껴졌달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내 차가 훨씬 마음에 들지만)

어쨌든 전자기기들의 기술 발전 속도가 굉장하기 때문에 자동차뿐만 아니라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등의 전자제품들은 1-2년만 지나도 기술 격차가 엄청나게 커져 엄청 비싸고 좋은 무언가를 사놓고 오래오래 쓰는 것보다는 적당한 제품을 사서 자주 바꾸는 편이 기술발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겠구나 하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전자기기들에 적용되는 여러 기술들 중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또 하나의 분야가 바로 디지털 이미지 센서이기도 할 텐데, 
어쩌다 보니 메인으로 사용하는 내 카메라도 자동차와 마찬가지의 취급을 받고 있었다.
블로그 포스팅이나 개인 기록용으로 사진을 꽤나 많이 찍는 편인데 2015년에 구입한 α7R II 를 지금껏 쓰고 있었다니..
(물론 그 사이에 LEICA 제품은 구입해서 쓰고 있지만 LEICA가 전자기기로서의 감동을 주는 애들은 아니니..)

사실 직업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짧은 배터리 성능을 제외하고는 크게 불편함을 못 느끼고 있긴 했지만 구입 후 6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대단한 기술이 적용되어 있었을지, 그리고 실제로 사용해보면 얼마나 좋아졌을지는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본산 제품들을 거의 소비하고 있지 않았지만, 
이미 쓰고 있는 라이카를 제외하면 카메라에 있어선 뭘 사도 일본 제품이라 어쩔 수 없이 사용하던 소니 제품을 구입했다. 

이번에 구입한 제품은 35mm 풀프레임 카메라인 α7R IV 와 FE 24-70 F2.8 GM.
기존에 사용하던 α7R II + FE 24-70 F4 ZA OSS 에서 카메라 바디와 렌즈 모두 그대로 업그레이드했다. 

 

BIONZ X™ 이미징 엔진이 적용된 6,100만 화소의 풀프레임 Exmor R CMOS 센서가 적용된 α7R IV.

α7 시리즈에서 α7′R‘ 은 초 고해상도를 특징으로 하는 카메라 라인업이며,
상업 사진이나 풍경, 접사 등 정적인 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하는 데에 적합한 성능을 갖추었다. 
α7R II 의 4,230만 화소도 굉장했지만 6,100만이라니..

 

α7R IV도 작년 여름 즈음에 출시된 제품이라 이미 신제품이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어쨌든 α7R 라인업 중에서는 최신 제품.
이달 말(2020.07.28)에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α7S III 가 비슷한 제품군 중 가장 신제품이겠지만 S 라인업은 내 사용 패턴과는 맞지 않으니 패스. 

 

박스를 열어보니 라이카의 고급스러운 패키지와는 확실히 비교된다. 
애플, 라이카가 아니라도 요즘 다들 얼마나 패키지에 신경을 쓰는데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면서 요즘 누가 이런 패키지를 쓰나… 

 

구성품도 대충 비닐에 쌓여서 들어있다.
뭔가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언박싱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전혀 없다.

 

카메라 바디 (바디캡, 슈캡, 아이피스 컵),
NP-FZ100 배터리,
충전기,
파워 케이블,
USB-A to C 케이블,
케이블 프로텍터.

 

크기 128.9 x 96.4 x 77.5 mm 에 무게 665g.

α7R II 가
126.9 x 95.7 x 60.3 mm 에 625g 이니 너비, 높이, 두께 모두 커졌으며 무게도 40g이나 차이가 난다.
특히 두께 차이가 커서 그런지 처음 들었을 때 배터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느낌이 든다.

 

노출 보정 다이얼 가운데에 Lock 버튼이 들어갔다. 역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잘못 건들고 있었군..
후면에 달려있던 다이얼이 상단으로 올라오면서 상단이 조금 복잡해지긴 했지만 저소음 다이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앞쪽에서 보는 모습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엄청 두툼해 보이는 옆면.
어째 이러다 옛날 Canon 1Ds Mark II 들고 다니던 때로 회귀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한 내구성 높은 바디 프레임에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배터리, 단자 커버 등에 기밀성을 높여 방진방적 성능을 높였다고.

 

대략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다.

 

Camera Format
Full Frame

Pixels
Actual : 62.5 Megapixel
Effective : 61 Megapixel

Maximum Resolution
9504 x 6336

Sensor
CMOS (35.7 x 23.8)

Bit Depth
14-Bit

Image Stabilization
Sensor-Shift, 5-Axis

ISO Sensitivity
Auto, 100 to 32000 (Extended: 50 to 102400)

Shutter Speed
Mechanical Shutter
1/8000 to 30 Second
Bulb Mode
1/8000 to 1/4 Second in Movie Mode

Metering Range
-3 to 20 EV

Continuous Shooting
Up to 10 fps at 61 MP for up to 68 Frames (JPEG)

Self-Timer
2 / 5 / 10-Second Delay

Video Recording Modes
XAVC S (4K @23.976p, 25p, 29.97p / FHD @23.976p, 25p, 29.97p, 50p, 59.94p, 100p, 119.88p)
AVCHD (FHD @50i, 59.94i)

External Recording Modes
4:2:2 8-Bit (DCI 4K @23.976p, 25p, 29.97p / FHD @23.976p, 25p, 29.97p, 50p, 59.94p)

Viewfinder
05″ OLED (5,760,000 dot) / Approx. 0.78x

Monitor
3″ Tilting Touchscreen LCD (1,440,000 dot)

Memory Card Slot
Dual Slot : SD / SDHC / SDXC (UHS-II)

Connectivity
3.5mm Headphone / 3.5mm Microphone / HDMI D (Micro) / USB Type-C (USB 3.0)

Wireless
Wi-Fi (IEEE 802.11a/b/g/n/ac) 2.4GHz and 5GHz
Bluetooth 4.1
NFC

Operating Temperature
0 to 40°C

Battery
NP-FZ100 Rechargeable Lithium-Ion
7.2 VDC
2280 mAh (Approx. 530 Shots)

Dimensions and Weight
128.9(w) x 96.4(h) x 77.5(d)mm
665 g

 

위쪽 스펙 설명에도 있지만 UHS-II 를 지원하는 슬롯이 두 개 달려있다.
α7R II가 UHS-I 대응 슬롯 하나만 달렸었고,
α7R III가 두 개의 슬롯을 달고 나왔지만 첫번째 슬롯에만 UHS-II에 대응했었는데 이번에는 두 슬롯 모두 UHS-II를 지원한다.
찍자마자 바로 PC로 옮기는 편인 나에게는 두 개의 슬롯이 무슨 필요가 있겠냐마는,
가끔 강아지 사진을 찍느라 연사에 놓고 셔터를 누르다 보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에 어느 정도 딜레이가 있는 편이었는데 UHS-II 메모리를 쓰면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다.

 

α7R II에서는 지원하지 않던 터치가 적용된 3인치 LCD 패널.
해상도도 조금 더 높아진 것 같고.

α7S III에는 스위블 액정이 적용된다고 하는데, 아 좀 빨리 적용해서 α7R IV에도 좀 넣어주지.

 

α7R II (좌) 와 α7R IV (우) 비교.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눈으로 보면 두께 차이가 꽤 난다.

 

사진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α7R II 바디 우측에 달린 빨간색 동영상 촬영 버튼은 참 에러다.
α7R II에서 배터리 용량과 함께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
들고 다니다 보면 실수로 누르기 딱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내 다리 도촬을 하곤 했다. 
그렇게 홀로 동영상 촬영을 계속하다 보면 배터리는 빨리 닳게 되고, 배터리 용량은 허접하고.. 으..

 

FE 24-70 F2.8 GM 렌즈.
기존에 사용하던 Carl Zeiss 의 Vario-Tessar T* FE 24-70 F4 ZA OSS 렌즈가 휴대성도 좋고 화질도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아서 만족스러웠지만,
전체적으로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G Master 렌즈를 한 번 써보고 싶어 구입해봤다.

 

으아.. 박스 크기부터 일단 어마어마하다.

 

역시나 중국 샤오미 제품 뜯는듯한 허접한 패키지.

 

구성품으로는 굉장히 튼튼해 보이는 렌즈 가방과 스트랩,
그리고 렌즈 본체와 후드.

 

24-70mm 렌즈는 줌렌즈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렌즈가 아닐까 싶다. 
디포커스 시에 아름다운 보케 촬영을 위한 원형 9날 조리개가 달려있으며,
플레어와 고스트 현상을 없애는 나노 AR 코팅이 되었다고. 

필터 직경이 82mm로 큼지막해 24-70mm 전 구간에서 F2.8 고정 조리개를 지원한다.

 


최소 초점거리는 0.38m로 Vario-Tessar T* FE 24-70 F4 ZA OSS의 0.4m 보다 조금 더 짧고,
DDSSM(Direct Drive SSM) 모터를 적용해 조용하고 정밀한 초점 제어가 가능하다고 한다.

 

렌즈 무게만 886g 으로 너무나도 무겁다.
예전에는 아빠 백통이라고 불리는 70-200 같은 애들을 포함해 렌즈 4-5개씩을 다 짊어지고 다녔지만 그건 젊었을 때고..

전체 크기는 직경 87.6mm 에 길이 136mm.
덜덜덜..

 

후드까지 끼우니 거의 무기.

 

바디에 마운트 해보았다.
1.5kg이 넘는 무게에 엄청난 길이까지.. 이렇게 된 이상 휴대성은 포기구나.

 

뭔가 갑자기 남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그래도 다행히 카메라의 두께는 두꺼워졌지만 셔터를 누르는 검지를 빼고 실제로 바디를 잡고 있게 되는 세 손가락이 잡게 되는 부위의 깊이가 깊어지고 중지의 홈 역시 깊어지는 그립감의 향상이 있어서 무거운 렌즈를 장착하고도 그립은 굉장히 편안하게 느껴진다. 

남들보다 손이 큰 편임에도 동영상 버튼이나 나머지 커스텀 버튼들의 위치가 맞춘 듯 자리하고 있어 오히려 손이 작은 사람들은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α7R IV + FE 24-70 F2.8 GM
α7R II + Vario-Tessar T* FE 24-70 F4 ZA OSS

조합의 비교.

사실상 α7R II + Vario-Tessar T* FE 24-70 F4 ZA OSS 합친 길이가 FE 24-70 F2.8 GM 렌즈 길이 정도.

 

사진 찍는다고 이리 들고 저리 들고 테스트도 해보고 했더니 이 무게가 만만치 않다.
평소에 어디 나다닐 때는 그냥 LEICA M10을 가지고 다니고 집에만 두고 찍어야겠다.
M10 휴대성이 좋게 느껴질 정도라니..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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