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그리고 보헤미안 랩소디 (Queen and Bohemian Rhapsody)

개봉 이후 거의 두 달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더니
결국 국내에서만 관객 수가 천만 명을 돌파하냐 마느냐로 뉴스가 나오고 있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eian Rhapsody). 

사실 이미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는 이미 Queen의 노래가 굉장히 많이 들렸었지만 
최근에는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CF나 TV 예능 등의 BGM으로 Queen의 노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영국의 전설적인 락 밴드로 이미 명성을 쌓을 만큼 쌓은 퀸, 
난 그룹 퀸(Queen),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일대기를 영화화한다고 했을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일단 프레디 머큐리를 제외한 퀸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고, 
주로 다루게 될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는 다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크게 대단할 게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

동성애자였고, 젊은 나이에 AIDS로 사망했고, 현재까지도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퍼포머였다는 점 등은
적어도 우리 세대에서 락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알고 있었을 테니까.. 

이렇게 흥행 대폭발을 하기 전인 작년 말 영화를 보고 와서
지금의 흘러가는 상황을 쭉 보노라면, 과연 이 정도까지 흥행할만한 포인트는 무엇이었을지 정확히 감이 오진 않는다.
하지만 나 역시 영화 이후 퀸의 노래를 한 번 더 찾아보고, 꺼내 듣게 되는 걸 보면 그 영화가 관객에게 묵직하게 뭔가를 전달하기는 했나 본데… 

그저 ‘재미’라는 걸로 쉽게 이야기해버리기엔 뭔가 가볍고,
‘음악이 주는 힘’ 같은 걸로 말하기에도.. 원래부터 꾸준히 들어오던 익숙한 노래여서 설득이 안된다. 
내가 모르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이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어서일까?

어쨌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등 ‘황제’ 라는 이름을 붙이는 게 어색하지 않은 레전드 급으로
같은 세대에 잠시라도 살았다는 게 감사하달까.

그냥 이런저런 감상에 젖어 공연 영상 관람 후기와 함께 이런저런 소리를 늘어놓아 보기로 했다.
.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마지막은 1985년에 영국, 미국 두 나라에서 개최된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라이브 에이드는 에디오피아의 기아 문제를 위한 자선 모금 공연으로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존 F. 케네디 스타디움에서 개최되었다. 

사실 나는 최근까지 이 공연이 그렇게나 대단한 줄 몰랐다. 
공연의 주 목적인 기아 문제 해결을 위한 모금은 2018년 기준으로 따지면 약 6500억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 모였고,
방송 쪽으로도 전무후무한 실황중계 기록을 세워 전 세계 19억 명의 시청자가 100여 개의 국가에서 공연 실황중계를 시청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MBC가 (비록 녹화방송이지만) 3시간 분량으로 편집해 방송했다고.

더더욱 대단한 건 지금에서 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공연 라인업!

Queen (퀸)
U2,
David Bowie (데이빗 보위),
Elton John (엘튼 존),
Madonna (마돈나),
Sting (스팅),
Eric Clapton (에릭 클랩튼),
Led Zeppelin (레드 제플린),
Duran Duran (듀란 듀란),
Sade (샤데이),
Black Sabbath (블랙 사바스),
Phil Collins (필 콜린스),
Judas Priest (쥬다스 프리스트),
Neil Young (닐 영)

등등..

이름만 들어도 후덜덜한 어마어마한 밴드, 가수들이 총출동했다는 점.
평생 다시 이런 공연이 있을까 모르겠다.

어쨌든 국내에서 보헤미안 랩소디가 예상치 못한 인기를 모으자 12월 초에 부랴부랴 MBC에서 1시간 반 가량의 편집본을 해설과 함께 방영했다.
알고 나면 더 재밌다더니 화질은 영 후지고 음향 역시 썩 좋지 않음에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만담하듯 주고받는 임진모, 배철수 씨의 해설 때문일지도?

 

그렇게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퀸 블루레이를 주문해보았다.
물론 국내에는 씨가 말라버렸고 북미 아마존에..

1981년 11월 열린 캐나다 몬트리올 공연 실황과 라이브 에이드 영상이 담긴
“Queen Rock Montreal & Live Aid”

그리고

1986년 7월에 열린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연 실황
“Hungarian Rhapsody : Queen Live in Budafest”

그렇게 두 개의 블루레이를 감상했다.

 

 

 

먼저 Queen Rock Montreal 블루레이의 스크린 샷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1981년 11월 24~25일 이틀에 걸쳐 공연한 영상인데,
전반적으로 색감이 빠진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음향은 생각보다 준수하다.

 

원츄 乃- _-)+

 

색감이 노랗게 떠서 그런지 더 오래된 느낌이 나는 영상.
라이브 에이드에서는 펩시 콜라가 잔뜩 올라가 있더니 이 공연에는 하이네켄이 올라가있네  

 

11월 말의 퀘벡 몬트리올 날씨는 어마어마하게 추웠을 것 같지만 프레디는 런닝바람.

 

나중에는 벗다 벗다 거의 팬티만 입고 돌아다니는 느낌인데,
새마을운동에 나가는 청년회장처럼 모자는 살짝 얹어만 놓고 목에는 쁘띠 스카프를 했다.

아.. 너무 갔는데..

 

얼핏 보면 무대에 술에 취한 관객이 난입해서 팬들에게 돌팔매 당하는 것 같기도.
뭐 그냥 봐도 취객 포스ㅋㅋㅋ.

 

블루레이 부가영상에 들어있는 Live Aid 에서의 퀸 공연 영상.
연식이 연식인지라 720 x 546 해상도에 위성중계 느낌 팍팍나는 줄무늬까지 들어갔지만 보다 보니 공연에 취해 끝까지 또 보게 되었다.

 

다음은 Hungarian Rhapsody : Queen Live in Budafest 영상의 스크린 샷들.

 

훨씬 화려한 색감이고 평균적으로는 몬트리올 공연에 비해 준수한 화질이지만 특정 화면에서의 선예도는 오히려 몬트리올 공연에 비해 좀 떨어지는 느낌도 든다.
프레디 머큐리의 공연 전후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공연 전반적으로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며 화려한 의상들로 여러 차례 갈아입는다.

중간에 커다란 영국 국기를 망토처럼 두르고 나왔다가 뒤집었더니 뒤쪽에 헝가리 국기가 있다거나,
손바닥에 적힌 가사를 보며 헝가리 민요인 “Tavaszi Szel Vizet Araszt” 라는 곡을 부르는 장면 등에서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떼창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도 생전에 공연을 한 번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물론 그 당시에 우리나라 팬들이 어땠을지는 모르지만)

 

프레디 머큐리! 하면 생각나는 화려한 투우사 같은 재킷 말고도 민소매티셔츠 역시 프레디 만의 독특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몸에 쫙 달라붙는 민소매 말고, 펑퍼짐한 민소매티셔츠 어깨 부분에 테이핑을 해서 입은 모습도 보여진다.

 

공연영상 중간중간 멤버들의 헝가리 투어 영상도 들어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카트 레이싱을 한다든지, 그림을 보러 간다든지.. 그냥 길을 거닐다 꼬마 아이와 이야기를 한다든지.

프레디가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공연장에 미리 가서 “에-오!!” 를 외치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공연 장면으로 넘어가는 부분은 특히 좋았다.

 

아.. 소녀 같은 노란색 핫팬츠의 존 디콘 (John Deacon) 님..

 

쿵쿵 짝! 쿵쿵 짝!
We Will Rock You 전주에서 하나처럼 움직이는 팬들의 박수치는 손.
소오름!!

 

공연 마지막에는 프레디가 마치 진짜 여왕(Queen)처럼 큼지막한 왕관을 머리에 얹고 등에는 기다란 망토를 두른 채 품위 있게 무대로 걸어 나온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자세히 몰랐던 퀸을 더 알게 되고,
(물론 많은 부분 각색이 되었겠지만) 프레디 머큐리에 대해서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어서 그렇겠지만
공연 영상에서의 프레디 머큐리의 동작과 표정 하나하나가 달리 보이고
학창시절 별생각 없이 듣던 노래의 가사들을 곱씹어 보게 된다.

얼른 영화 블루레이가 출시되어서 제작과정등의 스페셜 피쳐를 감상하고 싶구나! 

뜬금없는 바램이라면,
Nirvana와 Kurt Cobain의 이야기도 이 정도의 싱크로율을 가진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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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달빛민트

    영화보고 한동안 유튜브에서 퀸 영상만 주구장창 봤네요!!

    • vana

      vana

      응, 나도!
      사실 영화 보기 전에 마크 마텔(Marc Martel) 이라는 사람이 피아노 연주하며 보헤미안 랩소디 부르는 영상(https://youtu.be/QkCxE2Lh458) 을 봤었는데 그 이후에 너무 영화가 보고 싶어지더라고.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 노래하는 목소리의 대부분을 마크 마텔이 녹음했다고 하더라고.
      乃+ _+)

  2. 에~~ 오~!

  3. Jaeyouni

    저는 퀸에 대해 모른 상태에서 영화를 봤어요. 비록 젊은 나이는 아니지만 27세로 퀸 세대가 아니라면 아니겠죠. 근데 제가 생각보다 퀸의 노래를 많이 알고 있더라구요. ‘퀸은 모르지만 노래는 안다!’ 그런 느낌으로요… 거기다 노래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제가 알던 퀸은 그냥 락밴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대중적인 음악이었어요. 그래서 더 흥행했던 것 같네요! 이렇게 댓글 다는 건 처음인거 같아요. 항상 글 잘 보고 있어요!

    • vana

      vana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퀸의 열광적인 팬은 아니지만 퀸 세대(?)라고 생각하는 저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퀸의 음악이 정말 여기저기 많이 깔려있더라구요.
      말씀하신 것 처럼 퀸을 모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요즘 젊은 세대분들도 노래는 대충 다 아실 정도로..
      제가 보기에는 퀸 세대가 아닌 제 아내도 영화를 보면서 ‘아 이것도 퀸 노래였구나!’ 하면서 즐겁게 감상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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