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밀린 쇼핑 기록을 해보기로 했다. 

개인적인 성향 탓에 블루레이나 피규어를 비롯하여 정리가 가능한 아이템들은 가능한 한 구입할 때마다 스프레드시트 파일에 기록을 해서 관리하는데  
패션 아이템의 경우에는 별생각 없이 구입하는 걸 정리하기도 뭣하고 딱히 정리할 필요도 못 느끼니 그저 맘에 들었던 것들만 블로그에 기록만 해두는 편. 

그런데 옷이나 신발 같은 걸 사면 워낙 돌려가며 오래오래 잘 입고 신는 편이라
나중에 문득 ‘언제 구입했던 거였지?’ 하고 궁금해져서 찾아볼 때가 생겨 블로그 쇼핑 기록이 참 유용하게 여겨지기도 하기에 
귀찮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기록을 남겨본다. 

 

에르메스의 최근 남성의류 디자인들은 정말.. 나랑 뭔가 안 맞는다. 
한때 굉장히 잘 맞았던 적도 있어서 자주 구입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정말 북쪽의 국방위원장 같은 옷만 만들어서 진짜 딱 모델들이 입었을 때만 그럴싸하다. 

 

그래서 거의 슈이 옷을 사든지 내 껀 액세서리류나 가방, 신발 위주의 구입만 하고 옷은 주로 부모님 선물로만 많이 사는 것 같다. 
그러다 정말 가끔씩 가뭄에 콩 나듯 괜찮은 옷이 나오면 한두 벌씩 구입을 하는데 이번에 맘에 드는 스웻셔츠를 발견해서 냉큼 사왔다.

 

디자인이랄 게 별로 없는 스웻 셔츠이긴 한데 만져보니 천의 재질이 너무너무 부드러워서 마음에 들었고,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는 안쪽에 기모가 뽀송뽀송 들어있는 점도 아주아주 플러스.

 

가슴팍에 가죽 재질의 말 패치가 박혀있는데 그것도 꽤나 멋스럽다.

 

두께 자체는 그리 두껍지 않으나 안쪽 기모 덕분에 안팎으로 보들보들하고 따뜻해 보인다. 
래글런 스타일이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뭐.. 그거까지 바라면 안 되겠지?

 

오랜만에 구입하는 Yohji Yamamoto(요지 야마모토)의 반팔 티셔츠. 
요지 야마모토(山本 耀司)는 1943년생, 현재 74세의 패션 디자이너. 
디자인들이 좀 과하게 아방가르드 한 경우가 많아서 Y-3 정도의 브랜드로 순화된다면 모를까 
Y’s나 Yohji Yamamoto 본진 브랜드의 옷을 일반인이 사 입는 경우는 내 주변에서는 못 봤다. 
나도 고르고 골라 무난한 코트나 니트 정도를 구입해 본 게 전부.

 

이번에 구입한 티셔츠도 평범하게 박시한 검은색 반팔 티셔츠에 독특한 모노톤 프린트가 멋스러워서 구입을 했는데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좀 잘 늘어날 것 같긴 하지만 티셔츠 천의 촉감도 굉장히 부드러워서 입었을 때도 편하고.

 

목 부분도 내가 완전 좋아하는 마감.
아.. 잘 샀네. 만족!

 

재질만 다르게 몇 개째 사는지 모르겠는 Rick Owens(릭 오웬스)의 반바지.
정확히는 Rick Owens DRKSHDW의 Track Shorts Pods.
한번 빠지면 벗어날 수 없는 편안함의 배기(드롭 크로치) 팬츠다.

 

블랙컬러의 코튼 재질인데 상당히 두툼한 편이라 여름용이라기보다는 겨울에 레이어드로 입으려고 구입했다.

 

길게 늘어진 드로스트링 스타일은 릭 오웬스의 바지만의 특징.

 

벨크로로 여닫는 형태의 뒷주머니.

 

Thom Browne(톰 브라운)의 4 Bar Stripe Lightweight Cotton Over the Calf Socks.
이름이 Over the Calf Socks 인 만큼 종아리 위쪽까지 올라오는 긴 형태의 양말.
언젠가는 신을 것 같아서 두 켤레를 사봤다.

 

길다.
아주아주 길다.

어차피 나는 평소에 정장 입을 때도 긴 양말을 신으니 자주 신게 될지도.

 

발 부분도 길다.
내가 발이 작은 편은 아니지만.. 뭔가 보기에 너무 길어 보이기도?;;

 

이번엔 Thom Browne의 카드 지갑.
요즘 워낙 큰 지갑을 들고 다니다 보니 잠깐 나갈 때는 주머니에 카드를 대충 넣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
딱 카드 두 장에 지폐 두어 장 정도만 넣고 다닐 카드지갑 하나를 사기로 했다.
세일도 하길래 겸사겸사.

 

Pebble Grain and Calf Leather Single Card Holder with Tennis Racket Intarsia.
정식 명칭이 복잡하다.

어쨌든 동글동글 처리가 되어있는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카드지갑.

 

앞쪽엔 톰 브라운의 스트라이트 띠가 짧게 달려있고,

 

뒷면에는 테니스 라켓이 그려져 있다.
기존에 톰 브라운에서 테니스 라켓, 테니스 볼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이 많이 나왔었고 아예 테니스 라인의 제품들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제품이 그중 어디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테니스에 관심이 없고 그저 세일 제품 중에 그나마 디자인만 보고 괜찮은 애로 골랐을 뿐.

 

앞면만 보면 그냥 아주아주 평범한 카드지갑이다.

 

안쪽은 톰 브라운 코트들의 안쪽 면처럼 레드-화이트-블루 삼색 스트라이프의 반복적인 패턴.

흰색이라 금방 더러워질 걸로 예상은 했으나
단 일주일 만에 확 지저분해져 버렸다.

하지만 이거만 주머니에 넣고 다니니 엄청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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