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2015)부터 올해 초까지 대대적인 정원 공사를 하느라 우리 집 마당에는 한참 동안
조경 공사용 기자재들이 쌓여있거나 심지어 포크레인이 세워져 있는 등 삭막한 상태가 지속되었었는데,
봄이 지나 여름으로 접어들며 여기저기에서 꽃도 잔뜩 피고 과일도 열리며 어느덧 마무리가 되어가는 듯 보인다.
이 조경 쪽은 워낙 아는 게 없다 보니 딱히 취향이랄 것도 없는 편인데,
최근 정원 구석구석에 애들을 위해 심어둔 과일이나 채소들이 자라는 걸 보면
뭔가 나름의 매력도 느껴지고, 한편으론 괜한 뿌듯함도 느껴진다(한 것도 전혀 없으면서!).
딸기, 토마토, 고구마, 상추, 블루베리 등 꽤 다양한 먹거리가 구석구석에서 자라고 있는데,
뭐 좀 익을만하면 애들이 따먹어서 내가 시간 내어 구경하게 되는 주말에는 별로 잘 익은 애들이 안 남아있다.
정원 화단에 심은 블루베리 나무들에도 잔뜩,
별도의 큰 화분에 심은 내 키보다 큰 블루베리 나무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블루베리가 달렸다.
맛은 그냥 백화점에서 사는 블루베리가 훨씬 맛있지만,
크는 과정을 내내 지켜봐서인지 애들은 한 번에 몇 개씩 마구 집어먹는다.
사진에는 익은 게 별로 없어 보이지만 한차례 이미 따 먹은 상태임)
토마토 역시 빨갛고 이쁘게 익은 건 이미 다 따먹어버려서 아직 덜 익은 애들만 남아있는데,
둘째는 자기 주먹보다 훨씬 큰 퍼런 토마토를 틈만 나면 따보려고 애를 쓴다.
나 어릴 때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어릴 땐 토마토는 별로 안 좋아했던 것 같은데,
전부터 정원에서 직접 키워 먹어봐서 그런가 우리 애들은 그러고 보니 토마토를 잘 먹네.
같은 이유로 상추에 고기도 척척 싸먹고. ㅋㅋ
길쭉한 화분에는 딸기를 잔뜩 심었다가 애들이 씻지도 않고 툭툭 다 따먹는 바람에
지금은 안개꽃을 잔뜩 심어두었는데 엄청 이쁘고 보기가 좋다.
천천히 정원 구석구석을 걸어 다니며 여기저기 잔뜩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들을 보고 있자니 왠지 힐링이 되는 느낌.
게다가 오랜만에 12~3년 전에 구입한 Carl Zeiss T* Planar 50/1.4 렌즈를 끼우고
매뉴얼 포커스로 꽃 사진을 찍어보니 옛날 사진 열심히 찍고 다니던 생각도 새록새록 나고.
찍은 사진을 보니
역시나 Carl Zeiss T* Planar 50/1.4 의 보케는 참 독특하고 느낌이 좋구나!
그간 찍던 렌즈도 SONY의 Carl Zeiss였는데, CONTAX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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