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테슬라가 신형 로드스터를 공개했다.

원래 관심이 있던 차라 나름은 일찍(?)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 실시간으로 지켜봤는데.. 발표가 꽤나 충격적이어서 아직도 여운이 남아 있다. ㅋㅋ
정말 잠이 확 다 깨더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만큼, 차알못인 나까지 발표 내용에 한 목소리 보태려는 건 아니고.
사실 지난 8월에 예약 안내 이메일을 받고 별생각 없이 예약을 걸어뒀었다.
이번 포스팅은 그 예약을 결국 취소하게 된 심경 변화의 과정을 짧게 기록해두려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 되겠다.

source : Tesla

사이버트럭(Cybertruck) 발표 때 이미 겪어봤기 때문에, 기존 자동차 회사의 신차 발표 행사와는 다른 어떤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다들 이미 너무도 많이 봤겠지만, 행사장에는 엄청나게 큰 C자형 도로 구조물이 서 있었다. 저걸 보니 엄청난 속도로 달려서 거의 수직인 지점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려나 보다..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그 예측대로만 했어도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발표에 비해 x10쯤의 충격은 줬을 듯.

그런데..
어?? 계속 올라가더니 아예 뒤집힌 채로 매달렸다???

일반인 기준에서는 ‘이게 지금 현실이 맞나?’ 싶은 쇼킹한 광경.

이건 AI 영상인가? 아니면 내가 링크를 잘못 타고 와서 가짜 중계 페이지를 보고 있나?
화면 한쪽에 엄청난 다운포스 수치가 표시되는 걸 보니 진짜 같기는 한데.

이미 여기까지 x100의 충격.

source : Tesla

그 상태에서 그대로 날아올라 자세를 바로잡고 바닥에 착륙했다??

게다가 자사의 차량들을 줄 세워두고 점프 스턴트를 하는데, 램프도 없이 그냥 달린다. 그러더니 세워진 차량들 앞에서 압축가스 추진 장치로 날아올라 킥플립(?)을 하고 부드럽게 착지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SpaceX가 로켓을 회수하는 장면도 감동하면서 여러 번 봤지만, 그건 로켓..이잖아?

아, 정말 얘네들은 제대로 미친 것 같다.

source : Tesla

어쨌든 테슬라 로드스터는 그렇게 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을 제대로 놀라게 한 것 같다.

어릴 적 과학 포스터에 그리며 상상하던 벽걸이 TV, 들고 다니는 컴퓨터,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 대신 일해주는 로봇 등등. 이제는 그중 상당수가 실제 상품으로 판매되는 세상이지만, 내가 상상하던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여전히 상상 속에만 있었다.

물론 중간중간 드론 같은 날개를 단 자동차나, 커다란 프로펠러를 펼쳐서 나는 바퀴 달린 헬리콥터 같은 것들이 시험 제작됐다는 기사는 봤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드론이고 헬리콥터였지, 내가 상상해오던 ‘나는 자동차’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이번 테슬라 로드스터는 정말이지 너무나 놀랍고 대단하다.

아직 현실감이 없어서 그냥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감탄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저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쓸지, 실제로 생산이 될지 말지를 떠나서, 이번 발표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동차’라는 존재의 기준점 자체를 한참 앞으로 옮겨놓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앞뒤 따지지 않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로드스터의 발표가 대단한 건 대단한 거고, 나는 예약을 취소했다.

압축가스 추진 장치를 사용하는 Thrust 모델이나 날아다니는 Rocket 모델은 내가 구매를 고민할 차는 아니니 당연히 제외고. 대중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보이는 Performance 모델만 해도 나에게는 너무나 오버스펙.

지지난달인가?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정기점검에 들어가 있는 동안 차를 쓸 일이 있어서 모델 Y 주니퍼를 잠깐 빌려 탔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꽤 매력을 느꼈었다. 똑똑한 소프트웨어도 새로웠고, ‘요즘 차’가 주는 신선한 기능들에도 관심이 생겼었다.

그래서 테슬라를 타보고 싶기는 한데, 지금 판매되는 차들은 외부 디자인이 내 눈에는 너무 못생겼고, 실내도 너무 허접해서 취향이 아니라서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났다.

반면 예약할 당시 공개돼 있던 로드스터는 매끈하고 깔끔한 외형이었다. 이 정도면 좀 괜찮게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일단 예약을 걸어뒀던 건데..

사실 스펙도 스펙이지만, 저런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차를 공도에서 타고 다니며 받게 될 사람들의 이목을 나는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결국 그게 예약을 취소한 가장 큰 이유.

그냥 무난한 외관에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그리고 똑똑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테슬라가 나와주면 참 좋을 텐데.

source : Tesla

잠깐 렌트해서 타본 게 테슬라 경험의 전부지만, 이런 도전에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다음에는 또 어떤 멋진 걸 들고 나올지 너무너무 기대된다.

같은 날 공개된 Porsche Mission S는 너무 조용히 묻혀버렸네.
너무 멋진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