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려고 꽤나 노력하고 있는 나의 단점 중 하나인데,
나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해서 안부를 묻거나 살뜰하게 챙기는 편이 못 된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좋아하고, 깊고 오래 이어지는 인간관계를 좋아하는 편이기는 한데 이상하게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별다른 용무 없이 먼저 연락해 안부를 묻는 일이 잘되지 않는다.

오래 알고 지내온 지인들이야 내 그런 성격을 잘 알고 있다 보니 한참 만에 만나도 바로 엊그제 만난 것처럼 허물없이 대할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늘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왜 이런 고해성사를 하고 있냐면.

지난 6월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선생님에게 카톡이 하나 왔다.
갑자기 내 차 키에 대해 물으시는 내용이었다.

평소 따로 연락을 드린 적이 없다 보니 카톡 방이 열리고 나서 나눈 첫 대화였고,
가죽으로 키 케이스를 하나 만들어 주려고 하니 차 키 사진을 몇 장 보내달라고 하신다.

가죽공예를 하시는지도 몰랐는데, 일단 시키시는 대로 차 키 사진을 이리저리 찍어 주소와 함께 보내드렸고 그렇게 몇 달이 지나 엊그제 택배 하나를 받아보게 되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나는 당연히 간단한 가죽 열쇠고리 같은 걸 말씀하셨겠거니 했는데, 상자를 열어보니 당장 공식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만든 고급 가죽 키 케이스가 들어 있었다.

너무 감사하긴 한데, 그동안 연락 한 번 제대로 못 드렸던 분에게 이렇게 정성스러운 선물을 받고 나니 갑자기 죄송한 마음이 훅 올라온다.
그래서 지금 이곳에다가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상황.

받아보고 깜짝 놀라서 너무 멋지다고 카톡으로 답을 드렸더니,
히말라야 악어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하시는데..
내가 “히말라야에도 악어가 살아요?” 했더니, 그냥 가죽 이름이 히말라야 악어가죽이라신다.
에르메스(Hermès)의 버킨 히말라야 백 등에 쓰이는 악어가죽이라고.

언젠가부터 자동차에 흥미가 떨어져 10년도 한참 넘게 타고 있는 내 Continental GT 에게 새 키 커버가 생겼다.
그러고 보니 저기 지금 달려있는 열쇠고리(Louis Vuitton, Travel Key Holder)만 해도 이미 10년이 넘었네.
와, 뭘 사도 10년 넘게 꾸준히 쓰는 나, 칭찬해.

가죽 컬러가 멋진 건 물론이고 구석구석 마감도 끝내준다.
링과 세트로 맞춘 오렌지 컬러 스티칭도 너무 예쁘고 끝에 가서는 흰색, 그리고 네이비 컬러로 이어져 프랑스 국기를 연상케 하는 디테일.

원래도 워낙 꼼꼼한 분이긴 하지만, 오 역시 감각이 좋으시다!!

(아니, 저 로고랑 버튼 그림들은 도대체 어떻게 새긴 거야??)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홍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