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O, 71374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레고가 2020년 초 공개한 Nintendo(닌텐도)의 Super Mario(슈퍼 마리오)와의 협업 발표.
레고와 닌텐도 모두 엄청난 컨텐츠 파워를 가진 회사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굉장한 관심을 끌어모았었다.
하지만 그 후 실제 제품들의 이미지가 공개되면 될수록 ‘내가 생각한 레고 슈퍼 마리오는 이런 게 아니야!” 하는 팬들의 아우성이 커져갔다. 
나도 그랬지만 아마도 모두들 디즈니 미니 피규어 시리즈처럼 실제 슈퍼 마리오의 캐릭터 느낌을 그대로 살린 피규어들과 함께 슈퍼 마리오의 게임 역사를 담은 여러 게임 스테이지들이 제품화되어 수집욕을 자극하는 그런 것을 상상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닌텐도는 디즈니와는 달랐다. 그저 외형만 그럴듯하게 레고처럼 만들고 기존의 레고처럼 조립되는 형태를 원한 것이 아니라 레고의 장점과 닌텐도의 장점을 합쳐 새로운 놀이 장르를 만들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source : lego.com

8월 1일 정식 발매된 레고 x 슈퍼 마리오 제품들을 구입해서 조립해보니,
조립의 재미라기보다는 마치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인 ‘Super Mario Maker(슈퍼 마리오 메이커)’ 를 레고로 재현한 듯한 놀이 방식을 꿈꾸고 있었다. 
(물론 조금 더 낮은 연령대를 타겟으로 한 것 같지만)

첫인상은 조금 못생겨서 조금은 거부감이 들 수 있는 슈퍼 마리오 캐릭터지만 AAA 배터리 두 개를 넣자 눈, 입, 배에 달린 LCD가 켜지고 다리 아래로는 여러 가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센서가 달려있어 바닥면의 바코드나 컬러를 읽고 반응한다든지,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해 미니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별도 구매한 코스튬으로 갈아입힘으로써 추가적인 능력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7월 중순경 발표한 닌텐도의 대박 영상.

닌텐도 패미컴의 북미/유럽 버전 게임기 NES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를 레고화한다는 발표.
게임기의 완성도는 물론 레트로한 브라운관 티비의 재현, 게다가 그 티비 옆 레버를 돌려 화면을 동작시키는 엄청난 센스의 제품이었다.
게임 카트리지를 훅훅 불어서 끼우는 디테일까지 선보이는 소개 영상에 온라인상에는 여기저기 난리가 났다.
물론 나를 포함한 내 주변 덕후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 것은 당연하고..

 

8월 1일 제품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집과 제주 갤러리 양쪽으로 모두 주문을 마쳤다.
8월의 대부분을 제주 갤러리에 내려와 있어야 하기 때문.

물론 같은 날 판매가 시작된 ‘21323 그랜드 피아노’도 두 대,
레고 아트 시리즈 아이언 맨 포스터와 아이언 맨 헤드 제품들까지..

 

2646 피스의 적지 않은 부품 수를 자랑하는 제품이지만 사실 픽셀화된 화면을 표현하기 위한 작은 타일 부품이 주가 될 것이기 때문에 부피가 크지는 않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박스 크기가 엄청나고 묵직해서 일단 놀랐다.

 

레고 로고와 함께 아래쪽으로 ‘Official Nintendo Lisenced Product’ 라고 새겨져 있다.

 

두툼하고 큼지막한 설명서 두 권이 들어있고,
어떤 것부터 조립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봉지 순서에 따르면 NES 본체부터 조립하는 것이 맞으니 본체부터.

 

조립 과정은 생략하고, 바로 완성!!

조립과정에 대한 간단한 평을 해보자면
제품 전체적으로 구석구석에 재미를 느낄만한 조립 방식을 많이 적용해서 신나는 조립 과정이었다.
NES 본체는 카트리지를 넣고 빼는 토글스위치 형태의 조립이 신박했고 실제와 흡사한 표현을 해 나가며 쌓아올리는 과정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거웠고, 레트로 브라운관 TV는 (아마도 우리 세대만 느낄 것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구석구석 디테일은 즐거웠지만 반복적인 화면 타일 표현이 힘들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면 고작 저 정도의 반복이 피곤한 게 아니고, 1×1 크기의 타일이나 플레이트 부품은 회전이 되기 때문에 수직 수평을 미묘하게 맞춰야 하는 성격적 결함 때문에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고 마음이 불편했달까..

어쨌든 다 만들어 놓으니 너무너무 이쁘다!

 

NES 본체도 본체고 컨트롤러까지 너무 귀엽고 실제 같은 느낌이라 좋았고.
대부분 스티커보다는 프린트 브릭으로 처리가 되어 그것도 마음에 쏙 들었다. 

 

개인적으론 일본판의 패미컴보다는 칼 같은 각의 NES 디자인이 레고화하기에 훨씬 더 적당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덴마크 회사인 레고사와의 협업이라면 더 큰 시장인 북미/유럽 시장을 생각해 NES 버전으로 내길 잘 한 것 같다.

 

스티커가 사용된 마리오 브라더스 게임 카트리지.
별 디테일이 없는 게임 카트리지인데도 너무 예쁘게 잘 표현했다.

 

너무나 익숙한 빨간색, 노란색 RCA 단자.
단순한 부품으로 저런 느낌을 잘도 내놨다.

 

숨어있는 디테일.
RCA 단자가 위치한 부분의 상부 한 쪽 면을 열어보면 슈퍼마리오 스테이지를 작은 부품으로 꾸며두었다.

그 와중에 마리오는 눈 감았네..

 

카트리지 삽입하는 모습.

 

스프링을 통해 누르면 삽입되고 다시 누르면 튀어 올라온다.
이 메커니즘이 꽤나 조립과정을 즐겁게 해 주었다.

 

뒷면의 전원 어댑터 끼우는 부분의 표현도 너무 멋진데, 사진에 잘 표현이 안되네..

 

다음은 레트로 티비!

화면을 회전시켜 마리오를 맵에 따라 움직이게 구현한 모습도 멋지지만,
그에 앞서 옛 스러운 티비 자체의 느낌을 너무 잘 표현했다.

박수!!! + _.+

 

뒤쪽에 안테나 케이블 꼽는 큼지막한 단자도,
브라운관 때문에 툭 튀어나온 방열 홈이 잔뜩 달린 검은색 뒷모습도 너무나 익숙하다.

 

우리나라는 저 때 대부분 三星이나 Goldstar를 사용하던 시절이라,
LO-TECH 1310이라는 제품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큼지막한 스티커가 붙어있고 양옆으로 방열구가 쭈르륵 배치된 건 바로 그때의 옛 느낌 그대로다.
손 대보면 뜨끈뜨끈했었지.
열받은 티비 냄새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고.

 

길쭉한 안테나를 끼워 넣을 수 있는 홈 같은 게 저렇게 달려있는 것도 더블데크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에도 있던 바로 그 옛날 느낌이다.
자주 뺐다 끼웠다 하느라 주로 한쪽이 부러지곤 했지.

 

으아.. 끝내주는 제품 구성.

참고로 저 채널 다이얼을 돌리면 따다다닥! 하면서 옛날 채널 돌리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티비 안쪽에 저 부분을 조립할 때 혼자 피식 피식하면서 즐거워했었다)

사진에 좌측에 스피커 부분이 약간 들렸는데,
어젯밤에 만들어 놓고 별생각 없이 오늘 일어나서 사진을 찍고 지금 포스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실수로 망가뜨렸다가 나름 복구해놓은 것 같다.

 

일단 설명서를 다시 펴서 아이들이 어딜 망가뜨린 건지,
추가로 달라진 게 있는지 확인을 해봤는데..
두세군데 엉뚱한 곳에 버섯 몬스터가 끼워져 있다.

 

이 제품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위쪽 스터드 달린 플레이트를 열고 바코드 위에 마리오를 끼우면 노래가 재생된다.
진짜 게임을 하는 느낌.

앞쪽 공간에 내려두면 상황에 맞춘 디스플레이와 효과음을 내도록 되어있다.

 

짧은 구동 동영상도 찍어보았다.
역시나 이건 완전 어른용 장난감!

 

오랜만에 만드는 과정도 재밌고,
그 과정에서 옛날 생각이 솔솔 나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던 제품이었다.

그래서 아마도 요즘 아이들에게 사 줘봐야 크게 감동은 못 받을 것 같고 아마 딱 나처럼 어릴 때부터 레고도 게임도 좋아하던 키덜트들에게 주는 레고와 닌텐도의 선물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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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1×1 수평 딱 맞춰야죠 ㅎ
    아트 시리즈 나올 때 저걸 언제 다 정렬하나 싶었는데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였는지 모르겠지만
    원형으로 나오더군요

    주황색 전자총도 있으면 좋았을 현대컴보이 ㅎ

    • vana

      vana

      아, 수평 맞추면서 작업하는 것 때문에 시간이 두 배는 들어간 것 같아.
      아트시리즈는 진짜 마음편히 할 수 있을듯.
      허접한 그 주황색 전자총 생각나네. 빛 인식하는 총.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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