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설립된 미국의 오디오 브랜드 Master & Dynamic(마스터 앤 다이내믹)은 도시적인 디자인의 헤드폰, 이어폰을 만드는 뉴욕 기반의 회사. 
2013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면 사실 오디오 브랜드치고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Leica(라이카)나 Louis Vuitton(루이비통) 같은 굵직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눈에 띈다. 

내가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조금 독특한 포인트 일 수 있는데,
무선 이어폰인 MW07 제품에 들어간 드라이버가 Beryllium(베릴륨) 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일단 베릴륨(Be)은 맹독성 발암물질이다. 
독성이 강해 발암성이 강하고 만성 폐질환을 일으킨다고 하는 이 녀석은 공학적으로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재료라고 하는데,
알루미늄의 0.7배 정도의 낮은 비중을 가지면서도 강철에 비해 강성이 50% 이상 높은 내구성으로 티타늄보다 훨씬 가볍고 튼튼하다고. 
적외선 반사도 뛰어나 인공위성의 재료에도 사용되며 X선 투과성도 좋고 원자력발전의 중성자 속도를 낮추는 감속재로도 사용되는 등,
공학적으로는 대단히 뛰어난 소재라고 한다.

어쨌든 발암물질.
그것도 아주아주 비싼 발암물질.

그런 재료로 이어폰을 만들었다고?
뭐 어련히 알아서 맹독 성분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게 잘 사용했겠지만 그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소재의 강점을 잘 살렸으려나? 하며
그 제품을 만든 브랜드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프랑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Focal(포칼) 에서도 베릴륨을 사용한 스피커가 있다고 하지만 포칼은 취향이 아니라..)

 

Louis Vuitton – Horizon Wireless Earphones (Black)

어쨌든 잡설이 길었고..
사실 짧은 청음이었지만 그 Master & Dynamic 제품을 내가 귀로 청음 해봤을 때 소리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MW65 헤드폰도 그랬고 루이비통의 Horizon 역시 마찬가지로 소리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별다를 것이 없었다. 
Horizon의 국내 가격인 134만원을 생각하면.. 납득이 잘 안 간다.
(물론 위에 첨부한 검은색 제품의 경우 이쁘긴 하지만)

그러다가 발견한 또 하나의 콜라보레이션, LEICA 0.95 x  Master & Dynamic 제품들.

디자인만 보고 헤드폰인 MH60이나 MH40 실버 컬러를 구입하고 싶었으나
해외의 리뷰들을 보니 이쁘고 무겁다, 비싸고 이쁘고 소리가 별로다, 그냥 이쁘다 등등..
디자인에 대해선 대부분 호평인데 소리나 무게 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Beoplay E8이나 에어팟 프로가 있음에도 불편함을 무릅쓰고 헤드폰을 쓸 정도면 굉장히 압도하는 사운드를 제공해도 될까 말까인데
사운드가 그저 그렇다니.. 고민할 필요가 없지. 하고 포기하려던 순간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제품.

 

LEICA 0.95 x Master & Dynamic 
Stand for 0.95

그냥 헤드폰 스탠드다.
기능이고 뭐고 없는 시커먼 쇠막대기.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다 알고 있을 0.95 라는 숫자는,
라이카의 전설적인 Noctilux 50mm f/0.95 ASPH 렌즈의 조리개 값.

라이카 이외에 타사에서도 0.95 렌즈를 발표하기도 했었는데 사실 그 0.95는 그저 밝음을 나타내는 조리개 수치의 의미만은 아니다.
광학기술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라이카의 기술과 제품 퀄러티, 엔지니어링을 모두 묶어 상징하는 0.95를 자신들의 브랜드로 만들어
자체 제작 상품들을 비롯 Master & Dynamic, S.T. Dupont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마 이 헤드폰 스탠드가 그 콜라보레이션 상품들 중에서 가장 허접한 제품이 아닐까 싶다.
굳이 왜 이걸 Master & Dynamic과 만들었을까.. 싶은.

 

구성품은

길쭉한 ㄱ자 막대.
그리고 둥그런 받침.
두 개를 연결하는 볼트와 육각렌치.

그리고 설명서.

 

딱히 디자인이랄 것도 없는 심플한 헤드폰 거치대.
물론 내 취향이긴 하다.
일단 검은색이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가느다란 라인 느낌의 거치대와 심플한 베이스 플레이트.

 

바닥면은 미끄러지지 않는 러버 재질로 마감.
제품명은 MP1000.

Master & Dynamic for 0.95 라고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잘 보면 금속에 헤어라인처럼 처리가 되어있는데 사실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다.

 

바닥면에는 헤어라인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새겨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단을 보면 그냥 제조과정에서 생긴 일정하지 않은 스크래치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진은 의도적으로 잘 안 보이게(덜 허접해 보이게) 찍은 거고 실제로는 좀 더 지저분해 보인다.

0.95라고 새겨진 글씨 옆쪽으로는 글씨를 음각으로 새기면서 헤어라인이 뭉개져있고,
아래쪽에 DESIGNED WITH LEICA CAMERA AG 이라고 새겨진 부분은 미묘하게 전체 원의 곡선과 틀어져있다.

 

일단 원래 쓰던 B&O 헤드셋을 걸어놨는데..
안 어울려.

 

헤드폰 스탠드가 눈에 걸리지 않고 책상 위에 위치했으면 좋겠다.. 라는 본래 의도에는 딱 적당한 제품이지만,
현재로서는 뭔가 좀 아쉽다.

Master & Dynamic에서 0.95버전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어주든지
아니면 B&O에서 H9후속 H10 같은 걸 끝내주게 만들어주든지..
그럴 리는 없겠지만 애플에서 Pro 버전의 스페이스 그레이 컬러 ANC 헤드폰을 만들어주든지 하면 좋겠다.

Shar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