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최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여러 굵직한 품목 이외에도 자질구레한 무언가를 사 모으는 일을 즐기는 편인데, 
(아, 물론 좋은 디자인의 예쁜 물건에 한정해서) 
최근에는 큰 것에 치중하느라 작은 지름에 너무 소홀한 것이 아니었나.. 하고 가끔 반성을 하게 된다.. (??)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행 다니면서 MoMA 디자인 스토어나 일본의 Tokyu Hands, 스웨덴의 Illums Bolighus 같은데 가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고 주워 담았었는데 그 재미를 한동안 잊고 살았네..
국내에서도 10 corso como나 Innometsa에 가면 그랬었고..

어쨌든 그렇게 직접 보면서 골라 담는 재미만큼은 아니겠지만 오랜만에 이런저런 온라인 쇼핑몰에 자잘한 아이템을 잔뜩 주문해놨는데 하나 둘 도착을 하고 있다.
사소한 가전제품부터 케이블들, 문구류, 장난감까지..

 

와.. 쓸데없다.

Tout Simplement 라는 회사의 Magnetic Ball.
총 6가지 컬러로 판매가 되고 있지만 마음에 드는 네 가지 컬러만 구입.

Duck Blue,
Anise,
Orange,
Night Blue.

 

친환경 목재로 제작되었다는 이 마그네틱 볼은 고작 지름 25m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지만 굉장히 강한 자석이 달려있어서
일반적인 A4용지를 12장까지 고정할 수 있다고 한다.

 

Good Thing 이라는 브랜드의 Stand-up Bottle Opener (Black).

내 방에는 이미 오프너가 두 개나 비치되어 있지만 뭔가 굉장히 작고 깔끔한 형태라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었다.
최근 슈이와 즐겨 마시는 탄산수가 오프너를 이용해야 하는 유리병이라 눈에 보이는 여기저기에 오프너가 있는 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

(누가 보면 매일 밤 맥주라도 즐기는 줄 알겠어;)

 

패키지나 로고타입은 조금 촌스럽지만 어쨌든..
오프너 자체는 굉장히 말끔하고 귀엽다.

쓸데없이 스티커는 왜?

 

요런 식으로 테이블에 세워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된다.
뭔가를 작동시키는 레버처럼 생겼지만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Good Things라는 브랜드가 나에겐 굉장히 생소했는데 Jamie Wolfond 라는 산업디자이너가 설립한 미국의 디자인 생활소품 브랜드라고..

 

제품 아래쪽에 새겨져 있는 디자이너 이름 역시 생소하다.
‘Benjamin Kicics’.
잘 기억해둬야지.

 

아래쪽 넓은 면 지름이 38mm, 높이가 70mm 정도되는 작은 사이즈.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도색되었는데, 아마도 도색 없이 알루미늄 상태로 마감된 제품도 있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디자이너 Alexander Girard 의 Love Heart Stickers.
베어브릭은 물론 쿠션이나 머그컵으로도 가지고 있는 빨간색 Love Heart 디자인 스티커다.

Vitra 제품인데 스티커 자체는 49mm x 34mm 밖에 안되는 작은 사이즈.
아껴서 붙여야지.

 

미니 사이즈의 빗자루+쓰레받기 셋트.
커피 그라인더 옆에 떨어지는 커피가루를 진공청소기로 가끔 청소하기는 하는데 매번 진공청소기 앞쪽에 기다란 흡입구로 교체 후 청소하는 게 귀찮아서,
일단 이 브러쉬로 고이 쓸어 모아 모아 놓은 다음에 한방에 청소기로 빨아들여보려고 구입했다.

 

정확한 제품명은 Iris Hantverk 라는 브랜드의  Set of Table Brush.
140mm x 115mm x 18mm 의 작은 사이즈의 이 브러쉬는 너도밤나무(Oil Treated Beech)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브러쉬 털은 마모(Horse Hair).

 

손바닥만한 사이즈인데도 구석구석 굉장히 섬세한 마감이고 감촉도 훌륭하다.
이 Iris Hantverk는 100년이 넘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스웨덴 브랜드인데, 주로 시각장애 공예기술자들이 제품을 만든다고..

 

나무제품의 장점은 아무래도 사용할수록 멋이 살아난다는 점이겠지만서도,
커피 내리는 근처에서 사용하다 보면 금세 얼룩얼룩 해질 것 같아 조금 걱정은 든다.

 

Zenith의 548 NE Stapler Black.

집에 스테이플러가 없더라!
사실 집에서 스테이플러 쓸 일이 별로 없어서 필요성을 못 느끼다가 최근에 급작스럽게 안 하던 서류 정리를 하다 보니 집에 스테이플러 하나가 없네.
더 이쁜 제품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뭔가 전통이 있어 보이는 Zenith로 결정했다.

 

1948년 처음 스테이플러를 제작했다는 Zenith(제니스)는 이탈리아의 브랜드인데 1924년 설립된 Balma, Capoduri & C.Spa 라는 회사가 모회사인 것 같은데
자신들의 제품이 이탈리아 브랜드이고 이탈리아에서만 생산하고 포장하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이 있어 보인다.

하긴 수많은 이탈리아의 패션 명품들을 제외하고는 Made in Italy 붙은 제품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 걸 보면 자부심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뭔가 패키지부터 옛스러운 패키지.

사실 우리나라, 우리 세대 사람이라면 호치키스(호치케스) 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데 이제 다들 알겠지만 그건 일본어의 잔재이다.
일본에 처음 수입된 스테이플러 제조사가 호치키스(E.H, Hotchkiss)고 그게 마치 스카치(Scotch) 테이프나 딱풀처럼 보통명사로 자리 잡아 버린 것.

오리지널 호치키스사 제품을 사서 호치키스를 호치키스라고 부르며 사용하고 싶지만.. 이제는 파는 것 같지도 않고 그건 좀 오바라..

 

어쨌든 1948년 처음 제작되어 1954년에는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황금콤파스(Compasso d’Oro) 상 까지 받았다는 Zenith 548 Plier Stapler.

6mm 규격의 스테이플러 심 1000pcs 박스가 함께 들어있다.

 

고래처럼 생긴 165mm x 27mm x 106mm 크기의 이 스테이플러는 심을 끼우는 일부터도 뭔가 복잡하다.
그래서 그런지 심을 끼운다든지 중간에 걸려버린 심을 제거하는 방법이 공식적으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제공된다;;
나야 뭐 사용빈도가 높은 것도 아니고 익숙해지면 뭐 간단하겠지만, 전통을 따르려면 어쩔 수 없는 불편함이겠지?

 

공식 홈페이지의 설명 중 일부를 캡쳐해왔는데,
일반 스테이플러들이 헤드 부분을 젖혀서 스테이플러 심을 끼우기만 하면 되는 것과는 다르게
부품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심지어는 심을 끼우고 뺄 때 저 중 몇 개의 부품은 본체에서 빠지게 된다.

 

위에서 이야기한 불편함에 한 술 더 떠서 손자국이나 얼룩도 많이 생기는 금속 재질(Painted Metal in Nickel-plated Brass) 까지,
불편함으로 똘똘 뭉친 이런 제품인데도 뭔가 잘 샀다 싶고 찾아보며 재밌다고 느끼는 건 뭐지!?

사용보다는 구입에 의의를 두고 있는 진정한 ‘지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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