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O HOUSE 방문기

슈이가 몇 번이고 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던 구 하우스에 드디어 가보게 되었다. 
아난티에 놀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내비게이션을 찍었더니 꼬불꼬불 국도로 안내를 하는 바람에 멀미퀸 슈이한테 슬슬 입질이 오는 것 같아 이니셜D에서 후지와라 타쿠미가 모기 나츠키를 데리고 나들이 가던 스타일로 운전을 했더니 역시나 온 가족이 잠들게 되었다. 

가평에서 서종에 있는 구 하우스까지 가는 국도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풍광이 아름다웠는데 아마 제대로 가을이 되어 단풍까지 들게 되면 무조건 차를 잠깐 세우고 단풍 구경을 해야 할 것 같다. 

 

KOO HOUSE
Museum of Art & Design Collection

‘구 하우스’ 라는 독특한 이름은 우리나라 1세대 여성 디자이너인 ‘구정순’ 대표의 성씨에서 따온 이름이다. 
LG의 골드스타(Goldstar) 아이덴티티 프로젝트, Cass 맥주, 뚜레쥬르, 쌍용 등의 CI를 제작한 디자인포커스의 대표인 그녀는 
산이 보이고 물이 흐르는 한적한 터에 세워진 2층 건물의 ‘구 하우스’가 이름에서 이야기하듯 손님을 맞는 집처럼 자리 잡기를 바랬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 표를 구입하고 가장 처음 만나는 작품은 베네수엘라 작가 ‘Starsky Brines (스타스키 브리네스)’의 2010년 작품.
Since long ago I have never left her (2010) / Acrylic, Oil, Paster on Linen 

최근에 나도 한 점 구입해서 가지고 있는 작가의 예전 작품이라 더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 
뭔가 최근 그림에 비해 조금 더 붓이 많이 간 것 같기도 하다.

 

Dieter Rams (디터람스)!!
가장 존경하는 디자이너인 디터람스의 1960년 디자인 ‘606 Universal Shelving System’
제품 가득 여러 가지를 올려놓았는데 그것들 하나하나도 너무 예쁘고 유명한 디자인들이라 꽤 오랜 시간 발길을 사로잡았던 곳.

 

덴마크-아이슬란드 아티스트인 Olafur Eliasson (올라퍼 엘리아슨)의 2009년작 ‘360 degree compass’.

 

카페에서 입장객에게 1인 1메뉴의 음료를 무료 제공하는데 카페 머리 위쪽에 달려있던 종이들. 
덴마크 현대 미술관에서 보았던 단순 종이쪽지의 모음일 거라고 생각했으나
독일 디자이너 Ingo Maurer (잉고 마우러)의 1997년작 ‘Zettel’z 5’라는 조명 작품.

 

카페 창 옆쪽으로 가지런히 담겨있던 커틀러리.
아마도 Georg Jensen의 Arne Jacobsen 디자인 커틀러리인 것 같고..
훌륭한 디자인의 식기들은 가지런히 잘 담아두기만 해도 작품이 되는구나. 

 

Arne Jacobsen (아르네 야콥센)의 ‘Grand Prix Chair’.
내 방과 우리 집 식탁의자로 일부 사용하고 있는 현행 Grand Prix와는 다르게 다리까지 나무인 오리지널 제품.
1950년 디자인.

 

Turbo라는 펜던트로 유명한 덴마크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Louis Weisdorf (루이스 바이스도르프)의 ‘Konkylie’ 라는 펜던트.
(Weisdorf가 바이스도르프로 읽는게 맞을까?)

 

다시 또 Arne Jacobsen (아르네 야콥센)의 1962년 디자인 ‘High Back Oxford Chairs’.
Arne Jacobsen 디자인의 저 정리된 다리 느낌이 너무 좋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놓여있어 자칫 그냥 지나칠뻔 했던 조광훈 (Kwang Hun Cho)작가의 2016년 조형작품 ‘방어자세 III’.
옆쪽에 함께 서있던 ‘앵무새 가면을 쓴 아이 II’ 라는 작품과 한 세트처럼 보인다. 

 

전에 내 포스팅(링크)에도 소개되었었던 Kay Bojesen (카이 보이센)의 ‘Monkey’.
이거 큰 녀석으로 하나 주문해야지.. 해야지.. 하는데 못하고 있네.

 

벽에 프로젝터를 통해 보여지는 영상은 남아공의 아티스트인 William Kentridge (윌리엄 켄트리지)의 ‘Anti Mercator’라는 작품.
구석에 놓여진 구두는 Andy Yoder (앤디 요더)의 2003년 작품 ‘Licorice Shoes’.

 

하얀색 조형물은 Damien Hirst (데미안 허스트)의 2008년 작품 ‘Trust’,
벽에 묶음으로 잔뜩 걸려있는 작품들은 모두 Jeff Koons (제프 쿤스)의 작품들.
아.. 부럽다!

앞쪽에 자유곡선의 행잉 조형물은 스페인 작가인 Laurent Martin ‘Lo’ (로랑 마틴 로)의 ‘Bass Key’라는 2016년 작품.
바람이나 주변 공기의 흐름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작품이라고.

 

Jeff Koons (제프 쿤스)의 1995년 작품인 ‘Inflatable Plastic Elephant’를 비롯한 여러 제프 쿤스의 작품들.

 

이근세 작가의 2018년 작품 ‘수면양’

총 41마리가 설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복도를 따라 계단까지 펼쳐져 있어 꽤 이목을 끄는 작품이었다.
특히 아이들한테.

 

철과 FRP로 제작되었다고 하는 수면양은 갤러리에서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꽤나 귀여워서 한 열 마리쯤 집에 사다 놓고 싶을 정도.

 

열 마리 보다 많아야 임팩트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Ron Arad (론 아라드)의 1985년 디자인 ‘Bad Tempered Chair’를 비롯한 다양한 의자들이 줄지어 서있는 긴 복도.

 

러프한 채색의 목각인형이 머리 위에 한 명을 올리고 그 위에 거꾸로 한 명을 더 올린 이 작품은 누구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인상적.

 

Xavier Veilhan (자비에 베이앙)!

거의 구 하우스에 이 작품 보러 갔다고 해도 될 정도로 구 하우스의 대표적인 전시 작품.
전부터 항상 관심 있었던 자비에 베이앙의 작품들.
게다가 이 작품은 유명해도 너무 유명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Le Corbusier (르 꼬르뷔지에)’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손끝에 걸려있는 줄을 타고 올라가 커다란 풍선 형태의 모빌이 달려있는 이 작품의 임팩트는!! 크!!

 

 

 

 

작품 옆 계단으로 2층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작품인 ‘Mobile (Le Corbusier)’는 2013년 작품으로 전체 크기가 350 x 740cm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마르세이유 MAMO (Unite d’habitation Cite Radieuse, Marseille)에서 열렸던 ‘Architectones’ 전에 전시되었던 작품.

 

처음부터 ‘손님방’으로 기획되었다는 ‘장 프루베 룸 (Jean Prouve Room)’.
장 프루베가 디자인한 Cite Bed, Arm Chair, Wall Lamp등으로 꾸며진 이 방은 공간 전체를 과거로 돌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앞쪽에 놓인 의자는 Jean Prouve (장 프루베)의 1934년 디자인 ‘Standard Chair’

 

1932년 디자인의 Cite Bed 옆쪽으로 Cité Arm Chair가 편안하게 놓여있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상태가 너무 좋아서 새것 같은) 타자기.

 

그리고, 노란색 라디오.

지금까지는 빈티지에 열광하지는 않았었는데 조금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기도.

 

장 프루베 룸 옆에 조그맣게 위치한 화장실 안쪽으로 걸려있는 Charles & Ray Eames (찰스 & 레이 임스)의 1953년 디자인 ‘Hang-it-All Coat Rack’.
자잘한 타일 위에 걸려있는 빈티지한 느낌이.. 끝내준다.

 

내가 좋아하는 Poul Kjærholm (폴 키예르홀름)의 1957년 디자인 ‘PK-22’의 라탄(?) 버전.
뒤쪽으로 건축가 Frank Gehry (프랭크 게리) 디자인의 ‘Red Beaver Chair and Ottoman’ (1986).
그리고 Tobias Rehberger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Dazzle Sculpture Summer’
Jake Chapman (제이크 채프먼)의 ‘Human Rainbow: from the blackened beyond’ 등,
이 한 공간에만 수없이 많은 작품들이 걸리고 놓여있었다.

 

이 옷은 왜 여기 걸려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뭔가 작품일 듯?
아폴로 11호 마크 같은 게 붙어있지만 암스트롱이 입었던 옷이 구 하우스에 있을 리는 없고..

 

Daniel Buren (대니얼 뷔렝)의 2015년 작품 ‘9 Isosceles Triangular Prism and 9 Flat Mirrors – No. 1’
그리고 그 앞에 놓여있는 Thomas Heatherwick (토마스 헤더윅)의 2010년 작 ‘Spun Chair’

 

건물 앞-뒤로 이어지는 널찍한 야외공간.

벽에 걸려있는 레인보우 컬러의 ‘BIG MIND SKY’가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스위스 아티스트인 Ugo Rondinone (우고 론디노네)라는 작가의 작품이었다!

 

허명욱 작가의 아톰들.
이름이 익숙하다 했는데 아들이 어렸을 때 방에 걸어주려고 샀던 자동차 그림!
오래된 다이캐스트 자동차 그림을 그렸던 작가분이구나!

기획전이었던 ‘허명욱의 옻방’의 주인공 역시 그 허명욱 작가님.

 

 

 

 

허명욱 작가님의 서랍.
저기 저 2층 버스도 우리 집 작품에 그려있던 것 같아!
다시 찾아봐야지.

 

크.. 뭔가 그럴듯해 보이는 아이디어 노트.

 

杉山健司 (Kenji Sugiyama / 겐지 스기야마) 작가의 ‘Institute of Intimate Museums – Outside’ (2017).

세워진 상자에 거울을 통해 아래쪽의 반복되는 이미지를 정면으로 보이게 만든 신기한 작품.

 

야외로 나가기 위해 다시 1층으로 돌아왔는데 1층의 High Back Oxford Chairs가 만드는 그림자가 너무 멋지다.

 

바깥 날씨는 “구름 아주 많음”.
전체적으로 맑은 날씨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구름 사이사이의 하늘이 워낙 파래서 해가 얼굴을 비출 때마다 온 세상이 확!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졌다를 반복했다.

 

구 하우스 뒷마당.
구석의 컨테이너에서는 역시 허명욱 작가님의 기획전이 진행 중이었다.

잔디밭 끝 쪽으로 오솔길처럼 나있는 길을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재밌어하는 아이들.

 

뒷마당의 실 커튼 전시장.

 

아이들은 올라가지 못한다고 하여 혼자 올라가 봤던 루프.

올라가기 전 테라스에 Niki de Saint Phalle (니키 드 상 팔)의 2000년 작품 ‘Mother and Child’이 무심하게 놓여져 있다.

 

위쪽에는 Thomas Heatherwick (토마스 헤더윅)의 ‘Magis Spun Seat’가 여러 개 놓여진 것 말고는 별게 없었지만
삥 둘러 시원하게 뚫려 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시원한 느낌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 모습을 잠깐 감상하고 다시 아래로..

 

970평이라는 큼지막한 대지에 비해 2층짜리 미술관 건물은 그리 크지 않으나 아기자기하게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관람하기도 돌아다니기도 좋은 딱 적당한 미술관이었고, 미술관의 전시물이 단순히 그림이나 조형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빈티지 가구, 아이코닉 디자인 제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특히나 작품들의 취향이 우리 부부의 취향과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구정순 대표님의 컬렉션과 그 다양한 장르의 컬렉션들을 고르는 안목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제부터는 가끔 다시 들러서 새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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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제튼

    엄마집 가는길이네 언제 애들 데꼬 한번 가봐야 겠군 ㅋㅋ 일단 나부터가 좋아할진 모르겠지만 … 김박사!

    • vana

      vana

      일단 너는 안좋아할 것 같지만 그래도 날씨 좋을 떄 구경가봐.
      애들이야 뭐 다양한 경험하면 좋잖아. ^ ㅁ^)/

  2. 너무 멋진 곳이네요 크흐~~~
    게다가 아톰 떼 샷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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