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마카 우쿨렐레(Kamaka Ukulele) 공장 견학

하와이 여행의 막바지 즈음,
우리 가족은 다른 일행들보다 조금 여행 기간이 길어서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었는데,
내가 그 기간 동안 가고 싶어 했던 곳이 바로 우쿨렐레 공장.

우쿨렐레는 국내에도 이미 한번 유행이 퍼져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작은 현악기. 
나도 아주아주 예전에 한 번 배워보겠노라고 우쿨렐레 두 개를 구입해서 잠시 뚱땅거린 적이 있었는데 
사실 그냥 구입해보고 싶었던 욕심일 뿐, 열심히 배워보려는 노력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당시에 구입했던 우쿨렐레는 오로지 디자인이 예쁜 제품으로 골랐던 거라 
aNueNue(아누에누에) 라는 브랜드에서 제작한 귀여운 토끼와 곰 캐릭터가 새겨진 제품이었다. 
슈이 꺼랑 내 꺼랑 곰, 토끼 하나씩 구입을 했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뒀는지도 잘 모르겠네;

여튼 그때보다 훨씬 더 오타쿠 기질이 강해진 지금에 와서 우쿨렐레를 사려고 하니 
언제나 그랬듯 우쿨렐레의 끝을 먼저 찾아보게 되었다.

우쿨렐레는 원래 포르투갈의 ‘브라기냐’라는 악기로부터 파생된 악기이지만
하와이로 넘어온 포르투갈의 이민자들이 하와이 목재인 코아(Koa)를 사용해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해서
벼룩(uku)이 통통 튀듯(lele) 연주한다는 의미의 하와이어로 이름 붙여진 하와이 악기가 되었다. 

하와이에서 우쿨렐레를 제작하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 4개를 묶어 ‘4K’로 불리곤 하는데,

Kamaka
Kanile’a
Ko’olau
KoAloha

그 4K는 이렇게 4개의 브랜드이며 모두 첫 자가 ‘K’로 시작한다. 

 

그중 내가 찾아간 이 Kamaka Ukulele 는 4K중 가장 오래되고 역사가 깊은 브랜드. 
1916년에 설립되어 3대에 걸쳐 100년 넘게 운영되어 온 카마카는
파인애플 모양의 우쿨렐레를 처음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가장 유명한 우쿨렐레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는 Jake Shimabukuro(제이크 시마부쿠로)등의 세계 유명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는 제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주 화요일-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550 South Street에 있는 본사로 찾아가면 팩토리 투어를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 무작정 찾아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처음 우쿨렐레를 만들기 시작한 Samuel Kaialiilii Kamaka 가 1953년 사망하고
Samuel Jr.가 사업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그때 둘째 아들 Frederick Kamaka Sr. 도 합류해
현재는 위 사진의 Frederick Kamaka Sr.가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Frederick Kamaka Sr.가 해주는 회사 히스토리를 30-40분 들어야 하는데 영어가 잘 들리지도 않을뿐더러 내용이 길어서 꽤나 지루했다.
빨리 제작 공정을 보고 싶은데.

 

드디어 할아버지의 옛날이야기가 모두 끝나고 매장 뒤편에 있는 공장으로 이동했다. 
공장 입구에 잔뜩 쌓여있는 하와이안 코아(Koa) 우드. 
현재는 벌목에 제한이 있을 만큼 귀한 나무인데 중음역대를 내는 마호가니(Mahogany), 고음역대를 내는 메이플(Maple)이 혼합된 음색을 내준다고 한다. 
Kamaka에서는 하와이안 코아 우드 단판 위주로 제작을 하며 커스텀 옵션으로 재료 등을 변경할 수도 있다.

 

공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대략 30명 정도의 직원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각종 설비나 파티션들이 아니었다면 한눈에 들어올 만큼의 사이즈에서 이렇게 세밀하고 정교한 작업 공정이 진행되는 것이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제작 중인 우쿨렐레 조각 일부를 들고 열정적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이 사람은 바로 Frederick Kamaka Jr.로
비즈니스 관리자 역할을 하며 3대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악기 옆면이 될 나무를 구부리는 벤딩 머신. 
이 기계 이외에도 또 다른 종류의 벤딩 머신도 있었는데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Bentley)가 그렇듯
하나의 나무를 두 쪽으로 켜서 양쪽의 무늬와 결이 완전히 대칭이 되도록 제작하며 
작은 흠집 하나도 소리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나무를 선별하는 데에 꽤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1차 벤딩이 된 옆면 나무를 고정하여 붙이는 틀.
하나하나 손으로 깎고 만들기 때문에 개인화 주문 역시 가능하나 기간이 꽤 오래 걸린다고 한다.
일단 공장에서 일반 모델을 주문해도 3~5개월은 족히 걸린다고 하며 현장 판매는 전혀 하지 않는다.

 

아까 공장 바깥쪽에 쌓여있던 나무들 보다 조금 더 선별되고 다듬어진 재료들이 보인다.
얼핏 봐도 굉장히 부드럽고 견고해 보이는데 가로-세로의 결이나 목재의 형태에 따라서 전문가들에게는 소리가 달리 들리기 때문에 
제품 출고 막바지까지 소리 전문가의 정교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고..

 

상하판을 붙이기 전 샌딩 작업을 하는 공간.
그저 나무를 갈고 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전체 악기의 강도나 견고함을 높일 수 있는 접합 방식이나 소리의 울림까지 고려한 디테일한 작업 과정이다.

 

기술자분이 안쪽 면을 작업 중인 모습.
작업을 좀 오래 지켜보고 싶었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져서 뭔가 살짝 쫄았다.

 

이 틀을 통해 드디어 상 하판을 붙이게 되나 보다. 
이제 보니 이 분 카마카 티셔츠를 입고 있었네.

 

기타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우쿨렐레는 상판과 하판의 모양이 다르다고 하는데
상판은 평평하고, 하판은 살짝 바깥쪽으로 볼록한데, 강성도 높아지고 안쪽에서 반사되는 소리의 울림이 달라서 미묘한 곡률을 맞춰줘야 하며 
위에 보이는 동그란 샌딩 머신으로 그 곡률을 조정한다고 한다. 

 

공장 1층에서의 마지막 공정. 
대부분의 조립을 마친 것 같은 우쿨렐레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최종 샌딩을 진행한다. 
독서실 책상처럼 칸막이가 쳐 있는 곳에서 1인당 하나씩 전담해서 진행되는 과정.

 

타월에 오일 같은 무언가를 묻혀 닦고 또 닦는데 바로 옆에 있어도 특별히 냄새가 나지 않는 걸 보니 천연 오일 같은 건가..
여튼 슬슬 반짝반짝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층 견학을 마치고 좀 더 조용하고 긴밀한 작업을 하게 되는 2층으로 올라가는 길.
내려다보는 공장 1층의 모습이 굉장히 복잡하다.

 

1층은 블로워 팬이나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는데 2층은 조용한 연구실 같은 느낌이며 
출고 직전으로 보이는 완성품들도 잔뜩 쌓여있었다. 

우쿨렐레 줄도 걸려있고 한쪽 구석에는 포장박스로 보이는 골판지들도 잔뜩 쌓여있는 걸 보니 마무리 단계가 진행되는 곳인가 보다.
우쿨렐레는 기본적으로는 4줄이지만 6줄이나 8줄짜리도 있는 걸 이번 견학을 통해 처음 알았다.
설명하면서 잠깐 뚱땅거린 우쿨렐레의 소리가 굉장히 기분 좋게 2층을 울린다.

 

견학하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저 안쪽에서 기술자가 어떤 작업을 하고 계셨는데 뭔가 그 느낌이 엄청 멋져서 사진에 담아봤다. 
게임 캐릭터 같은 느낌인데 견학하러 온 사람들 쪽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고 있다.

 

견학을 했으니 하나 사야 할 것 같아 물어봤더니 위에서 언급했듯 카마카 공장에서는 몇 개월이 소요되는 주문 제작 이외에 우쿨렐레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몇 개월을 기다려서 구입하는 주문을 해보려고 했더니 특별한 옵션이 있는 게 아니면 공식 지정 매장에 가서 사는 것과 완전히 같은 제품이며 가격도 같으니 굳이 배송비 등을 추가로 지불하지 말고 매장에 가서 사라며 매장 안내도를 준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로얄 하와이안 센터(Royal Hawaiian Center)에도 지정 매장이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오, 엄청 느낌 있는 우쿨렐레 매장이 있고 심지어 한국 분이 운영하는 가게!

‘카마카 우쿨렐레의 역사를 대표하는 제품을 사서 소장하고 싶다’ 는 이야기를 드렸더니 추천해주신 제품은 바로바로
‘Ohta-san’ 이라고도 불리는 Concert Bell Shape Deluxe (HB-2D) 제품.

 

바로 이것! 크!! 이쁘네.

1965년에 Sam Kamaka와 Herbert Ohta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가지고 있기만 해도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고는 하지만
기본 가격 + 세금 + 관세까지 하면 너무 비싼 가격이라..

사 오는 게 맞을까.. 싶었지만 국내에 공식 수입원도 없는 것 같고 일단 기념 삼아 구입해봤다. 
관세 자진신고를 했더니 좀 할인을 받았는데도 저렴한 우쿨렐레 하나 가격이 관세로 나가는구나..

구입한 우쿨렐레에 대한 기록은 다음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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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우왕!!! 여기를 가셨군요!!!
    이전에는 사운드 홀 파낸 나무에 로고 넣어서 기념품으로도 줬었대요 ㅎㅎ

    아누에누에는 핑거 쉐이커까지 세트로 맞췄는데
    여기저기서 사인 받은 사인이 지워질까봐
    조심히 모셔뒀습니다 히히히

    • vana

      vana

      받았지 사운드 홀 나무 기념품도 ㅋㅋ

      • 유후~~
        카본이나 신소재들이 나와도
        나무 악기만의 매력이 정말 멋져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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